사랑하면 보이는 것들

필링 인 터키

by 에테시아

무엇인가가 아름답게 느껴질 때는

사랑하게 됐다는 말과 같다.


꼬맹이 같은 목소리가 마냥 귀엽고 상냥하게 들리고,

약간 혀 짧은 목소리가 청량하게 들리고,

나이에 비해 하얀 머리숱이 많아 나이가 더 들어 보였어도,

하나에서 열까지 칭얼거리면서 심통 난 모습도,

아름답게 보였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얼마쯤의 터키 여행을 하면서 느끼기 시작했을까.

돌이켜 보면 언제인지 가늠되질 않는다.

모스크가 눈에 들어오고,

자미가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 언제인지.

DSC_0129.JPG

뤼스템 파샤 자미에서 평화를 처음 겪고 나서

알라는 나에게 사랑할 수 있는 눈을 선물했나 보다.

그리고 다시 본 오르타쿄이 자미는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눈빛을 느끼게 했다.


아마도 저 자미를 건축한 이가 설계를 시작할 즈음에

사랑에 충만했으리라.

사랑해서 어쩌지 못하는 눈빛을 가지고,

사랑할 때 내뱉는 거친 호흡을 하면서,

사랑하는 이의 몸을 어루만지는 떨리는 손을 가진 채

오르타쿄이 자미를 그렸으리라.


한 번도 보지 못한 몇백 년 전의 그 사나이가 부럽다.

몰라 (2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