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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테시아 Oct 21. 2022

푸르른 삶 - 흑해

필링 인 터키

삶을 지탱해 주는 힘은 어디서부터 올까?

수평선 끝까지 작은 조각배를 몰고 고기를 잡으러 나간 

어부 심정은 얼마나 절박한 것일까? 

    

잠자고 있는 바다에 큰 배라도 지나가면, 

자신이 타고 있던 배보다 큰 파도가 삼킬 듯이 달려들어도, 

조각배 움켜잡고 그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질긴 삶.     


누구의 아비며, 누구의 남편이며, 

누구의 친구일 어부가 신기루처럼 희미하게 

손짓이 했다.


멀리서 먼저 알아본 그가 내민 손짓.

아마도 입에는 담배를 물고 넉넉한 미소를 띠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으리라.


겨우, 아주 겨우, 보일 때까지 어부는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조차 모호한 눈물겹게 푸르던 날.

어부의 작은 손짓 하나가 푸르른 삶을 선물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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