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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테시아 Oct 24. 2022

풍요

필링 인 터키

예쁘다.

터키의 크고 작은 과일 가게를 보며 첫 번째 받는 느낌이었다.

처음 여행했을 때는 특별히 주인이 센스가 있구나 정도였다.

그러나 얼마가 지나고 많은 과일 가게를 보면서

하나같이 어쩌면 저리도 예쁘게 과일들을 진열해 놓았을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대형 상점은 물론이거니와 동네에서 만나는 작은 구멍가게조차

지나가는 이들에게 풍요로움을 선물해 주고 있었다.

비단 이스탄불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다른 도시의 허름한 과일 가게조차 풍요로움 그 자체였다.     

터키에서는 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일의 재배가 가능해서인지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사람이 인위적으로 크기를 조절하거나 수확을 미리 하지 않기 때문에

터키의 과일들은 제대로 익은 상태에서 진열대에 올려 있었다.

빨간 과일은 새빨갛게, 노란 과일은 샛노랗게…     

인심은 또 어떤가.

한번 웃어주면 사과 한 개는 덤으로 봉지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네 5일 장처럼 열리는 시골 장에서도 과일을 파는 이들의 마음은

더 넉넉했다.

맛을 보라고 건네는 포도 한 줄기씩만 먹고 다녀도 배가 불러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태양과 바람과 비가 전해준 풍요.

그래서인지 과일을 파는 이들 역시 자연을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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