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인 터키
여행은 길을 따라 떠나는 것입니다.
길 위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길 위에서 또 다른 길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잠시 쉬고 싶을 때가 생기면 그 자리에 앉고,
잠시 울고 싶을 때는 그 자리에 서서 울기도 합니다.
낯선 도시에서의 밤, 그 길 위에서의 당혹감.
길들의 길인 지도를 펼쳐 들고 길을 찾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지나온 지도의 길에서 희망을 찾고
새 힘을 얻기도 합니다.
여행자의 하루란 늘 누군가가 지나온 길을 걸어가는 행위입니다.
어제가 오늘이 다르듯,
그와 내가 같은 길을 다르게 걷고 있습니다.
앞선 걸었던 그 누구도 내 길이 틀리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내 길이 잘못됐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넴룻산을 내려오는 오늘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내가 길이 되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