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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테시아 Sep 11. 2022

따스한 햇살을 닮은 미소

미드 야트 in 터키

         

양지바른 교회 계단에서 세 소녀가 놀이를 합니다.

늦가을 바람은 건물이 막아주고 따스한 햇살만이 부드럽게

어린 소녀들을 안아주고 있었습니다. 

    

교회 밖 골목은 동양인을 보고 신기해하는 아이들로 소란했지만,

교회에는 평화를 가득 안고 있는

소녀들이 자신들의 놀이에 빠져 이방인은 안중에 없었습니다.     

이 녀석들은 밖에서 돌을 던지며 이방인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는 무슬림의 아이들이 아닙니다.

무슬림의 마을에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입니다.

     

어른들도 그렇지만, 이들은 또래의 아이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작은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종교의 자유가 있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종교의 갈등 속에서

소녀들은 하늘에서 내려준 햇살을 벗 삼아 쉬고 있었습니다.    

큰 아이는 아빠, 작은 아이는 엄마의 노릇을 하고 있는 듯.

옷으로 덮인 소녀는 다소곳이 아빠와 엄마의 토닥거림에 잠이 듭니다.     

늦가을의 찬바람과 긴 여행의 피곤함에 지친 여행자는

문득 저 햇살을 닮은 소녀의 미소 속에서 잠들고 싶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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