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받은 식물 아단소니

아들아 부탁한다

by 김혜진



대표



올해도 어김없이 고향 친구들을 만났다.






어릴 적 고향 친구들인데요. 나 아닌 신랑의 친구들로 일 년에 두 번, 명절 때마다 반갑게 만나는 얼굴들이랍니다. 술보다는 수다를 선호하는 친구들 덕에 명절임에도 카페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며 웃고 떠들면서 이런저런 안부를 묻곤 한답니다.



친구 들 중 한명인, 마르코는 웃상에 성격이 유달리 쾌활해서 항상 공격의 대상이 되는데요. 변함없는 웃는 얼굴을 하고선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입니다. 그런 마르코가 묻더군요, 식물 키우는 거 좋아하느냐고요. 묻더니 집에서 직접 키우는 식물을 하나 가지고 나왔더라고요. 가느다란 줄기에 큼지막한 초록 잎들이 달려있는 유니크한 생김새의 식물이었어요. 햇빛을 유난히 좋아한다며 서너 가지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도 친절히 알려주네요.



식물 키우기 - 갑작스럽긴 하지만, 새로운 도전이 자연스레 정해졌습니다.



도전이라는 단어를 대할 때면 긴장과 함께 설렘도 느끼는데요. 시골에서 서울로 데려왔다는 사명감 때문인지 분양해 온 식물을 바라보니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잘 키우고픈 마음이 들어서일까 어린잎 무심코 데려온 것은 아닌가 싶어 긴장도 되면서, 옅은 초록이 주는 싱그러움에 보살피고 아껴주고픈 맘도 가득입니다.



아들은 새로운 장난감을 사 오면 한 가지 의식을 치르곤 하는데요. 다른 장난감들에게 인사를 시켜주면서, 생일축하 리듬에 맞춰 나름의 환영인사 노래까지 불러주고 잘 지내자, 하며 말을 걸더라고요. 생각난김에 아이따라 해봅니다. 소리 내어 노래까지 부르지는 못했지만 '잘 부탁해' 하며 마음의 소리를 건네봤네요.



마르코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고, 아들의 인사법이 잘 통하였는지 우리 집에 새로 이사 온 식물 - 아단소니는 볕 좋은 거실창문 앞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답니다.







집에 있는 큰 화분의 식물들에게 물을 줄 때면 욕실로 옮겨와 물을 흠뻑 주곤 하는데요. 그럴 때면 아들도 아빠 따라 '같이하자'라며 두 팔 걷어올리고 힘쓸 준비를 단단히 합니다. 아단소니는 아직 아기니까 조심히,라며 옮겨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식물에게서 배려를 배워가는 것 만 같습니다.








keyword
이전 06화바다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