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 주말
한적한 일요일 오후 3시입니다
날씨가 흐리다고 집에만 있을 순 없죠. 이 황금 같은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낼까 하다가 움직이자 싶었네요. 밖으로 나갔고 실내테니스장이 보여 들어갔지요. 아무도 없는 코트를 보더니 우리 독차지다 하면서 폴짝폴짝 뛰는 아들입니다.
실내 머신볼만 퉁퉁 치다 보면 금세 지루해지기 마련이라 좀 더 즐길만한 아이디어가 필요했죠.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역시 이럴 땐 경쟁이 제격이다 싶어 졌어요. 아빠엄마 그리고 아들까지 세 명이서 개인전을 갖아보자 했지요.
"제1회 가족테니스 대회"
대회규칙은 심플해요. 지정된 시간 동안 머신볼 넣기였지요. 사실 아이 연습시키며 운동도 할 겸 재밌게 놀 겸, 겸사겸사 게임이지만요. 약간의 패널티 강약을 추가해 가면서 서로 응원도 하고 격려도 해가며 즐거운 시간 보냈지 말입니다. 텐션이 오를 때로 오른 신이 난 아들은 주먹 쥐고 파이팅까지 외쳐가며 무척이나 적극적입니다. 신발을 벗고 하면 더 잘 될 것 같다며 갑자기 맨발 투혼까지 보이네요. 꼭 이기고야 말겠다며 몸으로 다가오는 테니스공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모습이 엄마아빠 눈엔 그저 귀엽지만요.
볼 카운트를 해가며 기록판에 점수도 기입하면서 손가락 폈다 오므렸다 하며 덧셈뺄셈도 합니다. 운동을 하며 수학도 한다? 이거야말로 일석이조네, 하는 생각을 하는 저도 역시 엄마는 엄마인가 봅니다.
아들에게는 져줘도 신랑에게는 지고 싶지 않아서 땀까지 흘려가며 공을 쳤네요. 이게 뭐라고 이마에선 땀까지 주르륵 흐릅니다. 어쩌면 신랑도 백퍼 이기는 게임이지만 마지막엔 일부러 져준 건 아닐까 생각드네요. 그래도 이기니 기분은 좋네요. 신나게 소리 지르며 즐거웠던 가족경기를 마치고 나오려는 길에 벌개진 얼굴을 한 아들이 막아섭니다.
다들 손! 여기 여기! 부르더니 모여보라 합니다. 아들의 제안으로 겹겹이 손 모아 올리고 '하나, 둘, 셋, 파이팅!' 다 같이 웃으며 큰 소리로 외쳐봅니다. 일요일 오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말입니다.
핸드폰만 넣어두어도 이렇게나 같이 할 수 있는 놀꺼리가 늘어가네요. 어린아이들도 다 알고 느끼는 것 같아요. 함께 논다는 것이 무엇인지요. 아이들과 놀 때는 공간공유가 아닌 공감놀이가 필요한 이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