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벌에 계백 맞서 싸운 관창

역사는 흐른다

by 김혜진







여기가 신라시대 관창이 살던 곳이야?





대체휴무로 지정된 오늘은 화요일입니다. 회사 쉬는 날임에도 출근한 남편을 대신해서 역사위인들에게 푹 빠진 천진난만 아들과 옛 기찻길이 있다는 화랑대입구에 다녀왔어요. 몸살기가 있어서 쉬고 싶긴 했지만, 종일 집에서 둘이 보내는 것보단 구경거리 있는 밖이 나을 것 같았거든요.



새로 산 슬립온 신발에 맞춰 셔츠에 넥타이를 하고 싶다 해서 꺼내줬더니, 기분이 말도 못 하게 두둥실 되는지 연거푸 함박웃음 짓네요. 처음 가는 화랑대 입구까지 가는 내내 투스텝 밟고 가는 아들입니다.



갈색을 띤 6호선 화랑대역. 전철 노선도 처음이고 전철역 이름도 생소하네요. 놓칠세라 깍짓손 꼭 잡고 걷는 아들은 디즈니랜드라도 온 듯 싱글벙글 계속해 눈이 동그랗지 말이에요. 집에서 나오면서부터 이것 묻고 저것 묻고, 질문의 범위까지 꽤나 넓어져있어 흠칫 놀랬네요.



엄마 6호선은 태어나 처음 타본다.

엄마 여기 엘리베이터 멋지다. 그치.

엄마 여긴 뭐가 있어?

엄마 화랑은 관창인데, 여기 관창이 살던 덴 가봐?

그럼 여기 신라였었나?

신라 박물관도 있을까? 거기도 가보자.



길을 걸으면서도 호기심은 계속 이어지네요.



엄마 이 기차 레일은 왜 여기에 아직도 있어?

인도에 왜 기찻길이 있는 거야?

여기 기차는 왜 이제 안 다녀? 낡아서?

언제부터 안 다녔어?

어떤 기차가 다녔었어?

무슨 일을 하던 기차였을까?

옛날이면 증기기관차였나?



질문이 많으니 대답할 일도 많아져서, 예전엔 흘깃 쳐다도 보지 않았던 표지판과 안내 설명서를 꼼꼼히 읽게 되었지 말이에요. 호기심 천국 아들 덕분에 엄마도 알아가는 정보가 점점 늘어가네요.



옛 기찻길에 갑자기 멈춰 서더니 태권도를 하겠다 합니다. 사진도 찍어달라 부탁하고요. '그래, 알겠어' 하고 사진을 찍어주는데, 포즈를 취하며 하는 한마디 말과 행동에 찐 함박웃음이 났답니다.



"엄마, 나도 화랑 같지? 신라 관창 같지 않아?"



아들과의 화랑대 데이트. 회사일을 서둘러마친 신랑과 중간 합류하고 바톤터치를 겨우 했네요. 6시간이나 돌아다니며 밖에 있었건만, 으슬으슬 몸에 달라붙어있던 감기 바이러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을 간 것 같아요. 저녁으로 먹은 맛있던 고기 덕분인지 하루 종일 함께한 화랑아들 덕분인지, 어쨌거나 아플 새가 없네요.










아이의 호기심에 반응하는 엄마가 되려고 해요. 같이 알아보고 찾아내서 궁금해하는 현상을 해소하고 있지요. 책에서 찾아보자 한다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자 하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직접 찾아낸 후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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