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엄마는 배워갑니다
엄마, 친절하게 말해주세요.
오늘 아침 이야기랍니다. 기분 좋게 일어나 밖으로 나오더니 태블릿 배터리가 하나도 없다며 충전을 좀 해야겠다 하네요. 거실 테이블에서 '왜 안되지, 어? 왜 안되지' 혼잣말이 계속 들려오더군요. 필요하면 부르겠지 하고 그냥 뒀네요. 얼마 안 돼 엄마~ 하는 부름이 들려서 가보니, 이런.
아이폰 충전기를 갤럭시 태블릿에 맞춰 꽂으려 낑낑대고 있는 거예요. 그것도 손에 힘을 잔뜩 주면서 말이죠. 너무 놀란 나머지 '그만그만! 왜 이러는 거야. 이거 아니잖아!' 큰소리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동작 그만! 훈련소 구령처럼 들렸는지 갑자기 얼음이 된 아들 - 멈칫한 상태 그대로 서로 눈이 마주쳤습니다. 잠시 눈물이 고이더니만 뚝. 뚝. 이내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왜 우는데. 갑자기 왜 우는데?' 하고 묻는데 아무런 대답 없이 허리를 꽉 껴안더니 그냥 웁니다. 얼굴을 파묻고 계속 우네요. 순간 스치는 생각, 무서웠던 걸까? 싶더군요.
엄마가 무서웠어? 갑자기 소리 크게 질러서? 그래서 우는 거야? 하고 물으니, 고개만 끄덕끄덕합니다. 아차. 아차차 싶었습니다. 깜짝 놀랐나 보구나, 말하며 상황 설명과 미안함을 전했더니, 고개 파묻은 채 돌아오는 대답에 입술 앙 다물며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엄마, 친절하게 말해주세요..."
화내지 말고 친절하게 말해주세요, 라니. 세상에나 싶었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했던 말을, 그 말을, 그대로, 똑같이 아이를 통해 전해 들으리라곤 생각도 못 해봤지 말입니다. 한대 얻어맞는 느낌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곧바로 후회와 반성이 되더군요.
충전기를 잘 못 꽂게 되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먼저 설명하고, 깜짝 놀라서 소리를 크게 냈다고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습니다. 가만 듣더니 알겠다는 듯이 반응을 하더군요. 그리고 한 번 더 말을 걸어옵니다.
"알겠어. 엄마 미안해요."라고요.
아들도 놀라고 엄마도 놀랐던 아침 해프닝이었는데요. 자녀에게는 바름을 강조하되, 정작 어른된 우리는 어린아이들에게 그때그때의 감정에 휘둘려 함부로 대했던 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곁에 있는 어른들을 그대로 보고 배우며 자라고 있는 건데 말이죠. 그렇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도 가끔 혹은 자주 잊어버리곤 합니다.
친절함을 바란다면 친절하게 대하면 되는 것임을, 일곱 살 인생을 살고 있는 아들에게서 한 수 배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