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근육맨이다

두터워진 어깨와 손두께

by 김혜진





엄마, 나 하민이랑 팔씨름했는데 이겼어!






아이 어린이집에서 가장 힘이 센 아이로 통하는 하민이랑 팔씨름 대결을 했나 보더라고요. 하원하고 얼굴 마주하자마자 하는 말이 '엄마 배고파'인데 오늘은 배고파보다 '엄마 나 이겼어'입니다.



어린이집 쉬는 시간이 되면 여자아이들은 소꿉놀이를 많이 하는 편이고, 남자아이들은 자동차나 블록놀이 또는 색종이 접기를 많이 하나 봐요. 그리고 힘자랑하고픈 아이들은 팔씨름 대회를 한다네요. 그리고 하민이가 아들 앞에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도전장을 내민 거죠.




"준서야. 나랑 팔씨름할래?"


"어. 그래." 하고 대답했다는 아들입니다.




그렇게해서 오른손 팔씨름은 이겼고, 왼손은 아쉽게 졌다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이러쿵저러쿵 정황 설명을 해주네요. 아이 생각에 반에서 가장 힘이 세다고 생각한 친구에게 드디어 이겼고, 그 뿌듯함이 말로 다 형용이 안되었나봅니다.



‘엄마! 나하고 팔씨름할래? 아빠 아빠! 나랑 팔씨름해 볼래? 할아버지, 저랑 팔씨름해 볼래요?' 놀이터에서 만난 아랫집 형님한테도 '형, 팔씨름할까?' 하며 만나는 사람마다 팔씨름 겨뤄보자며 말을 걸고 있답니다.



재촉하는 아들과 저녁식사 후 팔씨름 한판 겨뤄봤는데요. 힘이 정말로 세지긴 했더라고요. 앙증맞던 손은 어느새 크고 두툼해졌고요. 쑥쑥 커가는 아들을 보면서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천진난만한 아이 모습의 지금 이대로를 좀 더 오래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아들은 '나는 근육맨이다!'를 외치면서 아빠와 신나게 칼싸움을 하고 있지 말입니다.








여자인 엄마는, 남자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하곤 하는데요. 여자아이들이 승부 없이 다정하게 어울리며 하는 소꿉놀이를 즐기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운동경기나 전쟁놀이처럼 승부가 있는 놀이를 좋아하는 경향이 많은 듯 해요.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나니 받아들여지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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