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바보인 나
레고를 4시간 동안이나 한 거 알아?
입원실에 병문안을 온 아들과 남편. 잠깐의 면회를 마치고 둘이서 속닥속닥하더니만 '엄마 잘 자. 집에 빨리 와.'라고 인사하며 뒤도 안 돌아보고 후다닥 병실 밖으로 나가는 아들입니다. 모종의 거래가 있군. 뭔가 있군... 말 안 해도 너무나도 알 것 같습니다.
한숨 자고 일어났는데요. 어느새 어둑해진 밤이 되어있더군요. 때마침 신랑에게 전화가 걸려오네요. 아이 생일이 곧 다가오는데 레고를 갖고 싶어 해서, 생일선물로 미리 사줬다고요.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맞추기 시작해서, 장장 4시간 동안이나 혼자서 맞췄고 조금 전 11시에 끝났다고 말이죠.
기지개 켜기를 하려고 두세 번 일어났을 뿐, 꼼짝 않고 제자리에 앉아 끝까지 완성했다고요. 워낙에 레고를 좋아해서 한 시간 혹은 두 시간은 앉아있곤 했지만, 네 시간을 내리 앉아서 맞췄다는 건 아들의 신기록이네요.
'관심이 있고 흥미로워하는 것 또는 좋아하는 것을 오랜 시간 앉아서 하는 것은 온전한 집중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는 하나 엄마 눈에는 그리고 아빠 눈에는 240분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해 냈음은 '대단한걸'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네요. 레고의 힘인가 싶기도 하고요. 목표를 두고 끈기와 집중력을 보인 신통방통한 아들을 보니 하고자 하는 건 기필코 이뤄내는 아이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답니다. 어쩌면 엄마의 바람일 수도 있겠지만요.
다 맞춘 완성품은 부서지지 않게 조심하며 가지고 놀다가 일주일 즘 지난 후 다시 분해를 하곤 하는데요. 다시 맞추기를 하고픈 마음에 블록들을 모조리 해체하는 거죠. 맞출 때는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 않지만 분해할 땐 손가락이 아픈지 매번 SOS를 하네요. 그러다 보니 아들과 함께 조립의 세계에 한 발 내딛게 된 계기가 되었답니다.
결국엔 엄마도 좋아하게 된 레고인데요. 딱 한 가지 레고의 단점이 있더군요. 세트구성품이 너무 비싸다는 거죠. 접근성을 주었다가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소인 셈이네요. 그럼에도 장점이 너무 많은 장난감이기에 레고의 매력에 아들과 함께 푹 빠져버렸지만요.
아이 덕분에 좋아하는 장난감이 하나 생겼지 말입니다.
창의력과 문제 해결 기술 그리고 공간 인식을 기르는 능력까지 기를 수 있다고 알려진 장난감 브랜드 LEGO. 아이의 관심사에 눈길을 맞추다 보니, 어느날부턴가 아들의 다 맞춘 레고 해체작업은 늘 엄마 몫이되었답니다. 물론 기꺼이, 즐겁게 하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문제 해결 능력이 +1 상승 된것은 아닐까, 결론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