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의 관계

Best dad ever!

by 김혜진




나는 내 아빠가 진짜 좋아.





새벽녘에 잠이 들어선 지 도통 눈을 뜰 수조차 없는 아침입니다. 아들방에서 무언가 부스럭 소리가 들려오지만 못 들은 척 그냥 누워있기로 했어요. 뭔가 필요하면 이쪽으로 오겠지, 하고 눈을 다시 감았습니다. 30분만 아니 10분만 이대로 꼼작 않고 더 있고 싶다, 생각하면 뭘 합니까.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이내 가까이 들립니다.



방문을 열자마자 프리 다이빙하듯 그대로 침대로 뛰어드는 이십칠 킬로 무게의 아들. 아아! 아파 아파, 큰 소리와 함께 아이도 놀라고 엄마도 아파 놀랍니다. 무서운 꿈을 꾸고 온 건지 옆에 누워 칭얼거리기 시작하네요. 조금만 더 정말이지 조금만 더 조용히 누워있고 싶었건만, 실패네요.



우쭈쭈 달래주며, 안아주고 잘 잤어? 하고 말하는데 이번엔 갑자기 웁니다. 으아아아앙. 진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네요. 더 이상의 아침잠 욕심은 버리고,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그저 '아빠. 아빠.' 하면서 아빠를 찾기 시작하네요. '아빠가 보고 싶어 졌어?' 하니 끄덕끄덕 두 번 하고선 또다시 '으아아 앙. 나만 두고 갔어. 그렇다고!' 이번엔 짜증 섞인 말까지 하며 목 놓아 우는 아들입니다.



어리둥절한 상황 속, 이 시끄러운 소란 속에서도 여전히 졸음이 몰려옵니다. 다만 이 짧은 순간, 일련의 벌어진 일들을 종합해 봅니다. 아침 일찍 남편이 출근하면서 아이 방에 잠시 들려 '오늘도 재밌게 놀아. 사랑해'라고 속삭이고 나갔을 테고, 또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 선잠이 깬 아들은 어제저녁 내내 신나게 놀았던 아빠가 멀어짐에 허전함이 들어 슬퍼졌나 보군. 상황 파악 완료입니다.



달래줘야 하나, 호통쳐야 하나 아니면 울음 그칠 때까지 두어야 하나. 셋 중 마지막을 택해봅니다. 어느덧 일곱 살이기에 아이가 운다고 매일같이 달래만 주는 건 아니다 싶어서요. 우쭈쭈 해주고픈 맘 꾹 누르며 '다 울면 말해줘, 울음 그치면 대화하자' 한마디 던지고 엉엉 우는 아들 그대로 기다려줬습니다. 아무런 말 않고요.



다른 때와 다름을 인지한 아이도, 어느 정도 칭얼거리더니만 언제 그랬냐는 듯 옷소매로 눈물을 쓱쓱 닦고선 '다 울었어'라네요.



"아빠가 보고 싶어진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엄마한테 소리치고 짜증 부리면 안 되는 거야. 그리고 울음이 나올 것 같더라도 한번 참아볼 수 있어야 해. 알겠어?" 난리 한바탕 부리며 이제야 정신이 좀 차려졌는지 '알겠어' 대답하는 아들입니다. 그러고선, 하는 말 "나는 아빠가 제일 좋아."라네요.



마음이 좀 편안해졌는지 '이제 놀아야겠다. 나 이제 놀게' 하면서, 거실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만들어둔 기차마을로 성큼성큼 걸어 나갑니다.



하루의 시작인 이 아침. 거참 요란했지만 누. 구. 덕분에 늦잠도 안 자고 일찍이 일어났네요. 오늘을 맞이하는 이른 새벽에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하루의 시작인 이 아침을 생각하니 데일카네기의 책에서 발견한 '새벽에 바치는 인사' 시 구절이 떠오르네요. 두 번은 읽어야 알 것 같은 메시지였어요. 세면대이든 화장대이든 아니면 수첩이든 적어두고 매일 아침 소리 내어 읽으면 더없이 좋은 글귀입니다.



새벽에 바치는 인사
- 칼리다사(Kalidasa)

오늘을 잘 살피라!
오늘이 바로 인생이요, 인생 중의 인생이라.

그 짧은 순간에
당신이라는 존재의 진실과 실체가,
성장의 축복과
행위의 아름다움과
성취의 영광이 모두 담겨 있다.

어제는 꿈일 뿐이요
내일은 환상에 불과하나
오늘을 잘 살면 어제는 행복한 꿈이 되고
내일은 희망찬 환상이 된다.

그러니 오늘을 잘 살피라.
이것이 새벽에 바치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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