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대한민국, 데이터만 잘 봐도 더 행복하고 자유롭다
결혼을 하고 나면 대부분 자가용이 필요한 때가 옵니다. 혼자 살 때야 직장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등의 노력으로 차 없이도 충분히 생활 가능하지만, 결혼을 하면 배우자와 본인의 직장 위치가 달라 누군가는 운전을 해야 할 수도 있고 늦어도 첫째 아이를 갖게 되면 임산부의 거동과 아이의 병원 통원을 위해서 자가용이 필요하지요.
차를 공부하다 보면 뭐 그렇게 공부할 것이 많은지요. 출력, 승차감, 편의성, 연비, 반자율주행, 할부금리 등등. 날이 갈수록 알아볼 것이 많아지는 것 같아 머리만 아프고, 공부하면 할수록 눈높이만 높아집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비싸고 좋은 차 타는 사람이 참 많은데 내 예산으로는 그저 차선 혹은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것 같아 비참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여러 자동차를 비교함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사실 역시 염두에 두면 행복한 마음으로 저렴한 차를 구매하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1) 차량의 안전을 점검하기 위한 충돌테스트 기준은 매년 강화되어 왔고 자동차 회사들은 그에 맞추어 꾸준히 차량 탑승자들을 위한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2) 국내 자동차 회사의 기술력과 품질은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변모하고 있다.
3) 2025년 기준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소형세단은 10년 전 독일 고급차 브랜드의 소형세단과 견줄 때 안전성, 편의성, 연비 측면에서 모두 더 우수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4)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소형차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의 중산층 이상의 상류층이 타는 수준과 비슷하다.
위의 진술들은 모두 객관적인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충돌 테스트 기준은 국토부의 KNCAP 사이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브랜드 가치와 차량의 과거 대비 사양들, 각 국가의 1인당 소득 대비 국내 차량의 해당 국가에서의 가격 등도 모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데이터들이죠. 2025년 현재는 이런 정보를 찾아보기 더 쉬워졌습니다. Chat GPT나 Gemini 같은 생성형 AI 플랫폼을 활용해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정확하게 답변을 합니다.
똑같은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를 했는데 왜 조사를 하는 방식에 따라 우리의 소비결정이 더 불행해지기도, 행복해지기도 하는 걸까요? 그것은 우리가 검색하고 조사하는 범위가 너무 좁기 때문입니다. 통계학의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 '나의 선택에 있어 행복을 더하는 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시계열 데이터 : 시간대별로 이루어진 데이터입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는 것이 대표적인 시계열 데이터 분석이 될 수 있겠지요.
2) 횡단면 데이터 :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는 각각 다른 데이터입니다. 나와 너를 비교하는 것은 대표적인 횡단면 데이터 분석일 테지요.
3) 패널 데이터 : 시계열 데이터와 횡단면 데이터를 모두 포함한 데이터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타인을 함께 비교해 보는 것은 패널데이터 분석입니다.
위와 같이 데이터의 종류에 따른 개념을 통해서 본다면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2025년 오늘날 타인과 비교하며 불행하다고 하는 이유는 '아주 좁은 범위의 횡단면 데이터만 보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비교하는 삶을 살다 보면 불행해진다고 하지요. 행복해지려면 남과 비교하는 삶을 살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빽빽한 도시 속에서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수도권에 살면서, 또 자의로 타의로 각종 SNS에 노출되는 삶을 살면서 비교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삶을 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인격적으로 매우 성숙한 사람이거나, 자신이 현재 온 마음을 다해 몰입하고 있는 분야가 있어 다른 사람을 생각할 겨를 조차 없거나, 매우 좁은 범위로 비교하든 넓게 비교하든 자신의 객관적 위치가 매우 높은 상류층에 있어 어떤 잣대에서도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일 테지요. 이 모두 온전히 한 개인의 능력보다는 사람의 모든 삶이 그렇듯 많은 비중에서 운이 따르는 영역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 살다 보면 인격이 부족한 사람, 조직, 사회에 의해 각자의 상처들이 방해물로 자리 잡아 인격의 완전한 성숙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온 마음을 다해 몰입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다는 것도 어느 정도의 환경과 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사례를 다소 극단적으로 상상해 군부 독재와 쿠데타가 밥먹듯이 일어나는 일부 국가들 중 한 곳에서 태어나 기초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인격의 성숙과 몰입하는 삶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다만 2025년 11월 기준, 대한민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보는 데이터의 범위를 더 키우면 의사결정 과정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훨씬 쉬울 수 있습니다. 시계열을 길게 늘이고, 횡단면을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로 넓혀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파악하면 말이지요.
위의 차량 구매 과정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짧은 이야기를 상상해 보겠습니다. 2010년 즈음 어떤 대학생이 카페에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 창밖을 바라봅니다. '서울에서는 BMW가 30분에 한 번쯤은 눈에 보이는구나, 잘 사는 사람 많네.'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대학생은 10년이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의 출산을 앞두며 차를 살 때가 되었습니다. 차를 처음 공부합니다. 연비, 첨단운전 보조기능, 충돌테스트 등급 등 공부할수록 다양한 개념들이 등장해 머리가 아프지만 나름 재미도 있고, 내심 최첨단과 최고급 기술을 가진 차를 갖고 싶다는 생각도 새롭게 생깁니다. 그리고 몇 주 간의 공부 끝에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그저 일상적인 주행을 할 내가 2020년에 3천만 원 정도의 돈으로 살 수 있는 국산 소형 하이브리드 차는, 2010년에도 5천만 원이 넘던 독일의 비슷한 크기 차보다 연비, 안전, 편의 모든 측면에서 우수하는구나. 정말 나는 운이 좋은 시대에 태어났군."
사실 확인을 위해 2025년 11월, 생성형 AI Gemini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봅니다.
"2010년 BMW 3시리즈와 2020년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기본 성능은 물론 연비, 안전, 편의성, 첨단 운전보조 기능까지 자세히 비교해 줘."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 AI의 답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엔진의 힘, 핸들링 등 운전의 재미 요소에 있어서는 2010년에 생산된 BMW 3 시리즈가 승.
- 그 외 모든 요소는 2020년 생산된 아반떼 하이브리드 승. (강화된 충돌테스트에서의 점수, 장력이 매우 높은 강판의 적용 범위, 연비, 터치 스크린등의 편의성 요소들, 스마트 크루즈나 차선유지 보조 등의 안전운전을 위한 반자율주행 기술 적용 등)
네, 사실입니다. 운전을 재미가 아닌 일상의 편리함을 위한 도구로서 한다는 관점에서는 10년 전의 BMW 소형차보다도 국산 소형차가 훨씬 싼 가격인데도 압승이지요. 10년의 물가상승까지 감안하며 거의 절반의 가격입니다. 이렇게 시간의 범위를 10년을 두고 긴 시계열로 보았을 때 우리의 소비는 더 적은 돈으로 더 좋은 것들을 살 수 있도록 발전했습니다. 고작 10년 동안에도 말이지요.
더 긴 시계열로 보면 1500년에 태어난 사람과 1700년에 태어난 사람은 200년의 역사적 차이를 두고도 삶의 질 차이가 크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얼마나 나중에 태어났는가 보다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시기는 아닌지, 흉년은 아닌지, 영유아 사망률이 20%가 넘는다고 추정되는 시대에서 운이 좋았는지가 더 중요했을 것입니다. 지난 과거보다 우리는 훨씬 좋은 삶을 살고 있고 거기에 더해 좋아지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계열의 길이를 늘일수록, 우리는 더 행복하게 소비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횡단면 데이터 관점으로 Gemini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전 세계 1인당 GDP 중윗값(전체에서 중간에 위치한 값)의 관점에서 아반떼는 얼마나 좋은 차인가?"
같은 시기에 전 세계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질문에 대하여 Gemini가 직접 요약한 답을 제시해 봅니다.
"전 세계 1인당 GDP 중앙값(약 12,000 ~ 13,000달러 수준)의 관점에서 현대 아반떼를 평가하면, 아반떼는 절대다수의 전 세계 인구가 쉽게 소유하기 어려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소수가 탈 수 있는 '매우 좋은 차'로 볼 수 있습니다."
근거를 요약해 보면 전 세계 사람들의 1인당 GDP 중앙값은 12,000에서 13,000 USD 사이인데, 아반떼는 특히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사려면 약 2만 5천 달러, 즉 거의 2배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봉 중간 값이 반올림하여 2024년 기준으로 3300만 원인데, 우리나라에서 6천만 원의 가격을 가진 차가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1인당 소득 관점에서의 국제적 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인도의 1인당 GDP가 2500달러, 두 번째로 중국의 1인당 GDP가 1만 2천 달러가량이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 순위 10개 중 미국을 포함한 2~3개 국가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5천 달러 이하의 1인당 GDP를 갖고 있으며 이들의 인구가 세계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측면에서 실질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는 차로 가장 많이들 선택하는 선택지가 국제적 관점에서는 매우 좋은 차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음미해 볼 만한 책이 있습니다. 스웨덴의 보건통계학자 한스 로슬링의 저서 「팩트풀니스」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데이터를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여러 본능들에 대한 주제로 목차를 구성하면서,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통해 우리가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에서, 쉽게 일반화 바라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기술들을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노력들을 하다 보면 사실에 충실한 삶, 즉 사실충실성(Factfulness) 갖추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그동안 서술했듯 현재 수준과 변화의 방향을 구별하는 시각, 자신이 보는 데이터의 범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양한 범위에서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추는 것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어떤 대상은 아주 좋아 보이지 않을지라도 과거부터 점진적으로 나아지면서 발전한 방향성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도 충분히 좋을 수 있고, 내 주변이나 내가 속한 집단의 관점에서 벗어나 좀 더 광범위한 전체의 시각에서 대상을 바라보면 편협해지기 쉬운 우리의 본능을 극복하고 더 지혜롭고 행복하게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아주 다양한 방법과 관점을 통해 우리는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충실하게 바라볼 수 있고 그것은 적어도 2025년 11월의 대한민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됩니다.
지난 "1. 돈이 많은 것과 돈에서 자유로운 것의 차이"에서 우리는 부자가 되는 기준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어떤 삶을 영위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매우 상대적이라는 점을 살펴보고 다음과 같이 부자의 기준을 세워봤습니다.
<부자의 상대적 기준 4개>
1) 나이가 많을수록 부자
2) 만족할만한 소비 수준의 눈높이가 낮을수록 부자
3) 재테크를 통해 올릴 수 있는 수익률이 높을수록 부자
4) 자기가 속한 나라의 물가상승률이 낮을수록 부자
그리고 현실적으로 만족할만한 소비 수준의 눈높이를 낮추는 것만이 우리가 현실적으로 가장 확실하게 더 부자가 되는 방법임을 살펴보기도 했지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 사계절이 변화하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삶을 통해 돈을 들이지 않고 행복함을 느끼는 다양한 '역량'을 계발하고 확장해 더 검소하면서도 행복한 삶의 가능성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객관적으로 세계를 직시하도록 노력함으로써 행복하게 만족할만한 소비 수준의 눈높이를 낮추고 세계를 긍정하며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해 보았습니다. 내 편견과 본능을 극복해 세계를 둘러싼 사실들을 곧이곧대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헤쳐나가기 힘든 삶을 좀 더 유연하고 부드럽게, 여유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지요.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신체적이거나 물질적인 여건이 워낙 열악하게 태어났거나 살아가는 도중 그런 어려움에 빠져 마냥 이런 긍정을 갖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전체 인구 관점에서 보면 작은 비율이지만, 5천만 명 중 1%만 따져도 50만 명인 대한민국이니 결코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사회와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겠지요. 본인의 노력과 역량과는 상관없이 열악한 삶 속에서 힘들게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라면 국가와 사회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사실충실성을 갖춘 시각으로 행복하고 착실하게 세상을 살아가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세금도 내고 조금 숨통이 트인다면 기부도 하는 삶을 살면 될 것입니다.
사실충실성만으로는 행복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힘든 분들에 대한 응원과 위로를 건네며, 또 이후에 이런 분들을 위한 글을 기약하기도 하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