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학원으로 향하던 그 겨울이 우리에게 남긴 것
‘겨울방학,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마세요.’
‘고등학교 성적이 갈리는 진짜 시작점, 겨울 방학’
‘겨울 방학,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중학교 3학년 졸업을 앞둔 예비 고등학생과 학부모를 혹하게 하는 문구들입니다.
‘내 아이를 남들의 진도에 따라 키워야 할까? 내 아이만의 속도에 맞춰 삶의 밀도를 높여가야 할까?’ 아이를 키운 시간은 이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큰아이의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 남편과 그 질문 앞에서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학원 대신 배낭을 선택했습니다.
모두가 중요한 시기라며 학원으로 향하던 때 우리는 공부보다 중요한 것을 찾아 우리 가족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주변의 우려 속에서 떠난 베트남 호찌민에서 호주 시드니를 거쳐 뉴질랜드를 종단한 16일 17일의 시간은 남들과 다른 선택 앞에서 단단하게 살기로 한 엄마의 결심이었습니다.
여행 전에 가족 각자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정했습니다. 큰 아이는 뉴질랜드에서 번지 점프하기, 둘째 아이는 베트남에서 사막 가기, 막내 아이는 시드니에서 코알라 안고 사진 찍기, 엄마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 보기, 아빠는 호찌민에 살고 있는 친구와 무제한 맥주 바에서 맥주 마시기였습니다.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관심 없는 일도 함께 하며 서로를 알아간 시간이었습니다.
몸으로 기억한 그 시간은 앞으로 어떤 불안한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 가족이 스스로를 믿고 덜 흔들리며 나아가게 해 줄 토양이 되었습니다. 각자의 바람을 존중하며 가족끼리 똘똘 뭉쳐 유유자적하게 흘러갔던 가족의 시간은 아이들에게도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해도 된다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여행하는 일조차 도움의 손길, 관계의 힘 없이는 불가능하다 깨달음을 얻게 했습니다. 삶의 큰 여정은 언제나 개개인보다 더 큰 힘으로 완성되는 법이라는 사실을요. 또한 여행 중에 생긴 문제들을 피하지 않고 차분히 바라보는 부모 곁에서 아이는 대범함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삶의 문제 앞에서 막연히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는 부모의 태도를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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