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나는 왜 최고의 자리에서 사표를 던졌나

억대 연봉, 그 달콤함이 처음으로 족쇄로 느껴진 순간

by 억대연봉파파

직장인에게 승진은 마약과도 같다.

더 높은 직급, 더 넓은 권한, 그리고 두둑해지는 연봉.

나 역시 그 달콤함에 취해 앞만 보고 달렸다.


매니저에서 시니어로, 그리고 부사장까지.

나의 관할 구역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그리고 마침내 미국과 유럽까지 확장되었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총괄.

누군가는 "성공했다"라고 말했고,

나 스스로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성공의 이면에는 '나'라는 사람이 없었다.


1. 해가 지지 않는 나의 제국, 그리고 번아웃

내 하루는 시차와의 전쟁이었다.

새벽 5시, 눈을 뜨자마자 미국 본사와의 회의로

하루를 시작한다.

해가 중천에 뜨면 아시아 각국의 지사들과 씨름하고,

퇴근 시간이 지날 무렵이면

유럽 지사들이 깨어나 업무를 시작한다.

내 몸은 한국에 있었지만,

내 시간은 24시간 돌아가는 지구본 위에서

찢겨 나가고 있었다.


여기에 매 분기 조여 오는 매출 압박은

숨 쉴 구멍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승진하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올라갈수록 더 거대한 톱니바퀴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늦은 밤 컨퍼런스 콜을 마치고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는데,

갑작스럽게 번아웃이 찾아왔다.


단순한 피로가 아니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2. "10년 뒤에도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한번 터진 의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지금은 젊으니까 버티지만, 40대, 50대가 되어서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할 수 있을까?'


'그때의 나는 과연 행복할까?

아니, 그때까지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인가?'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나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임원들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니, 더했다.

그들은 회사를 위해 가정과 건강을

담보로 잡힌 인질처럼 보였다.


결론은 명확했다.

이 시스템 안에는 내가 원하는 미래가 없다.

회사가 주는 달콤한 마약(월급)에 취해

내 영혼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더 이상 예전처럼 일할 수 없었다.


3. 생존을 위한 '몸부림'

그날 이후, 나는 업무 스타일을 바꿨다.

예전에는 회사를 위해 120%를 쏟아부었다면,

이제는 '딱 필요한 만큼'만 하기로 했다.

다행히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 덕분에,

남들보다 적은 시간으로도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확보된 시간은 오로지 '나'를 위해 썼다.


그때부터 퇴근 후 모든 시간에

나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했다.

"부가 수입(Side Income)을 만들자."

목표는 단순했다.


내 부수입이 지금의 연봉만큼 되는 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지리라.

그리고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리라.

4. 회사 밖은 정글, 내 무기는 무엇인가?

결심은 섰지만 막막했다.

10년을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내가,

야생에서 사냥을 할 수 있을까?


코딩을 할 줄 아는 것도,

특별한 기술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바로 '온라인 쇼핑몰'이었다.

당시는 스마트스토어 열풍이 불기 시작하던 때였다.

진입 장벽이 낮아 보였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라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캠핑."


주말마다 나를 숨 쉬게 해 주었던 유일한 취미.

캠핑용품이라면 밤을 새워 떠들 수 있을 만큼

자신이 있었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걸 한번 팔아보자.'


낮에는 임원으로,

퇴근 후에는 초보 장사꾼이 되는 이중생활.

그렇게 나의 무모하고도 치열한

'퇴사 준비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다음 이야기]

"그래서, 회사만 다니던 사람이

장사를 해서 얼마나 벌었는데?"


캠핑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현실은 낭만이 아니었습니다.

물건을 떼오는 것부터 상세페이지를 만드는 것,

CS 처리까지... 모든 것이 맨땅에 헤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회사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었던

'돈을 버는 야생의 감각'을 깨우치게 됩니다.


다음 화에서는 "좌충우돌 온라인 쇼핑몰 창업기

(feat. 매출 0원에서 월 매출 O천만 원까지)"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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