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9일은 걸어서 등교하는 날이다. 화석 연료차나 전기차를 이용하지 않고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와도 걸어서 등교한 것으로 간주한다. 하루 사이에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탓에 재킷 하나씩 걸친 아이들이 줄줄이 자전거를 타고 등교한다. 강아지랑 엄마랑 걸어가는 아이도 보이고 혼자서 씩씩하게 걸어가는 아이도 보인다.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건강도 챙기며 에너지도 아끼는 일석 삼조의 캠페인이다. 우리 프리스쿨은 아이들이 너무 어린 관계로 이에 동참할 수는 없었지만 언니 오빠들이 이 행사에 참가하는 아이들은 등교 시간이 좀 늦어질 수도 있다는 노티스를 미리 받았었다. 작은 동참이라도 얼마나 기특한 일인지....
지난여름 TV 뉴스를 통해 스위스 베른시 직장인들이 아레강에 뛰어들어 퇴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무더운 날씨에 더위도 식히고 교통 체증도 피하고 교통비도 아끼는 일석 삼조의 퇴근법이었다. 아니 어쩌면 일석 사조 일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스위스의 산들을 감상하면서 떠내려 가는 것이니까 말이다. 이들 퇴근러들은 방수 가방에 옷과 소지품을 넣어 몸에 부착시킨 후 강물에 뚸어든 후 유속에 몸을 맡기면 둥둥 떠서 원하는 목적지 가까이 간다. 호수와 강이 많은 스위스답게 많은 현지인들이 실제로 유속을 통해 퇴근하는 일은 여름에 흔하게 목격되는 관경이라고 했다. 얼마나 슬기로운 퇴근 생활인가?
요즈음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니 전 세계적으로 달리기가 유행이다. 미국에서도 러닝크루끼리의 meetup이 많이 보인다. 너도 나도 달리기에 매달린다. 달리기가 연령에 상관없이 건강에 좋다는 책, 논문, 자료들이 쏟아지면서 너도 나도 뛰다 보니 덩달아 몇십만 원 하는 러닝 전용 운동화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모양이다. 하기는 우리 학교 젊은 선생님들도 다 신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러닝의 일석 삼조의 효과를 노리면 좋을 텐데 실상은 출퇴근은 자가용으로 따로 하며 매연을 어마 무시하게 뿜어대고는 건강에 좋으라고 매연 마셔가며 강변을 겁나게 뛰어다는 거다. 사실 러닝의 효과를 진짜 제대로 보려면 자동차를 놔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후 따로 달리기 운동을 하거나 출퇴근을 달리기로 하거나 아니면 일정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한 후 달리기를 하면 좋을 텐데 그게 안 되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론 걸어서 학교 가는 Natioonal walk to school day가 아니라 걸어서 출근하는 National walk to work day을 지정하면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