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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학살과 모로코 축구의 흥기를 지켜보면서

by 신형준

U20 세계 축구대회 16강전(25년 10월 10일)에서 한국을 2 대 1로 꺾었던 모로코가 10월 13일 8강전에서 미국을 3 대 1로 이기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모로코가 U20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것은 2005년 이후 20년 만이라고 합니다.


요즘 모로코 축구의 기세가 대단합니다. 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16강 전과 8강 전에서 연이어 꺾고 4강에 진출하더니, U20 대회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네요.(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 프랑스에 0 대 2 패, 3-4위 전 크로아티아에 1 대 2 패)


아프리카 축구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은 모로코가 최초입니다. 그 이전까지 아프리카 팀이 월드컵에서 거둔 최대 성과는 8강 진출입니다. 모로코를 제외한다면, 그나마 세 팀밖에는 없습니다.


1990년 월드컵에서 38세 노장 로저 밀러가 이끈 카메룬이 최초로 8강에 진입했습니다. 당시 밀러는 4골을 기록하면서 최고령 공격수로 세계적 명성을 떨쳤지요. 20002년 세네갈이, 2010년에는 가나가 8강에 진입합니다. (만약 우리가 2010년 월드컵 16강 전에서 우루과이를 이겼다면 8강에서 가나와 맞붙었을 겁니다. 아, 이동국 선수의 통한의 ‘물회오리 슛’...)


22년 월드컵 이후 3년이 지나, 모로코는 피파가 주관하는 연령별 세계 대회에서 다시금 4강에 진출한 겁니다. 오는 16일, 프랑스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고 합니다.


부럽습니다. 요즘 한국 축구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더더욱.


선조(=정몽규)와 원균(=홍명보)이 한국 축구를 책임지고 있다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마당입니다. 급기야 2025년 10월 10일과 11일, 한국 축구는 ‘학살’을 당했고요.


10일 아침, U20 16강 전에서 모로코에 1 대 2로 지더니, 그날 밤 성인대표팀이 브라질에 0 대 5 참패를 겪습니다. 다음 날 새벽, U22 대표팀이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0 대 4 네 골 차로 완봉당했습니다. 유럽 최고팀이나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아니고, 같은 아시아 팀에 4골 차 완봉패라니... 1996년 아시안컵 8강 전에서 이란에 당한 6 대 2 참패와 비교할 때 뭐가 더 창피한 경기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왜 이 꼴이 됐을까요?


하긴, 브라질과의 국가대표팀 평가전 때 홍명보 감독 얼굴이 스크린에 뜨자 야유까지 나오지 않았던가요. 한국 축구의 지휘부를 선조와 원균에 비교하는 마당에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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