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 찜통더위가 해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그럴 때마다 엄마가 떠오른다. 이 더위 속에서 엄마는 잘 지내고 있을까?
햇볕이 너무 뜨거워 오후 5시쯤 아차산으로 향했다.
반팔 티셔츠가 축축해질 정도로 땀을 흘리며 팔각정을 두 번 왕복하고, 집으로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스터디카페로 향했다.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기에 스카에 자리 잡고 에어컨 바람 속에서 독서를 했다.
간호간병통합병원에 입사 후 바쁜 나날을 보내며 독서를 거의 하지 못했다.
육체노동의 강도가 세면 사색의 힘도 약해지는 것 같다. 요즘은 생각하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나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마저 잊어버린다. 몸이 피곤하니 뇌도 함께 지치는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 책을 매일 보다가 보름 정도 독서를 멀리했더니 마음에 불안감이 생겼다.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을 즐기면서 살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이런 불안감이 들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옳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건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집착하기 싫은데 나도 모르게 집착하게 되는 강박관념들, 느끼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비집고 들어오는 이유를 모르겠다. 요즘 기도를 안 해서 그런 걸까?
3시간 정도 책을 읽고 나니 에어컨 바람이 서늘함을 넘어 추위로 변했다.
더위도 싫지만,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도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기에 항상 긴 옷을 챙겨 다닌다.
나는 주로 집에서 컴퓨터로 필사하면서 책을 읽는 편인데, 최근 더위 때문에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다.
책상에 한 시간 앉아 있어도 겨우 20분 정도만 집중이 되는 이상한 현상이 계속 반복된다.
아마도 날씨 탓인 것 같다.
'역시 독서는 스카에서 해야 해.' 오랜만에 독서에 집중할 수 있었다.
독서와 공부는 환경이 중요한 것 같다. 오늘 하루, 무언가를 했다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선 단 한 시간이라도 몰입의 시간이 필요하다.
'통찰의 시간'과 '오십에 읽는 사기'를 읽었다.
'통찰의 시간'은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 웃음이 나왔다. 좋은 글귀는 받아 적고, 표현력과 어휘를 공부하며 짧은 시간 동안 내 안에 무언가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오십에 읽는 사기' 는 서문을 통해 사마천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
BC 145년에 태어난 사마천은 아버지의 유언을 받아 역사서를 집필하던 중,
반역죄로 누명을 쓰고 48세에 사형선고를 받았다.
당시 자신의 성기를 자르는 궁형을 자청하면 사형을 면할 수 있었다.
궁형을 하면 감염되어 죽을 수도 있고, 살아 남아도 치욕을 평생 안고 살아야 했다.
차라리 죽는 게 명예로웠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그는 궁형을 선택했다.
온갖 모욕과 신체적 고통을 감내하며 사마천은 50대 중반에 130권의 통사, <사기>를 완성했다.
그는 사기를 완성하고 나서 56세에 사망했다.
사인은 자연사, 행방불명, 처형, 자살 등 여러 설이 있지만,
이 책을 쓴 작가님은 사마천이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한 무제의 심기를 건드려 처형을 자초했다고 추측했다.
궁형을 당한 후 역사서를 집필한 그의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된다.
그러나 사마천은 신념과 목표로 죽음과 고난을 이겨낸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
사마천의 전기를 따로 읽어보고 싶다.
오랜만에 책이 주는 위안과 안도감을 느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8월도 이제 반이 지났다. 남은 2주간 이 두 권의 책을 완독하고 본깨적을 잘 정리해야겠다.
나는 책을 읽고 무언가를 기록하고 쓰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 시간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잘 쓴 글이 아닐지라도, 때로는 낙서에 불과할지라도 내가 쓴 글은 내 생각과 내면의 표현이기에 그 자체로 소중하다.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전부 끄집어내어 하얀 백지에 털어놓는 것만큼 좋은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100시간을 6개월 안에 다 사용해 보자고 다짐하며 스터디카페를 결제했다.
데이 근무를 마친 후, 집으로 가지 않고 스카에서 3시간 정도 독서의 시간을 갖자.
쉬는 날도 최소 2시간은 독서에 집중하자. 스터디카페를 적극 활용해서 많은 인풋을 쌓아야겠다.
지금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쌓이고 쌓이면 언제가 어떤 식으로든 발산될 거라 믿는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며 집착하지 말자.
이번 주 독서에 대한 마음가짐과 실천을 새롭게 리마인드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가끔씩 내가 잘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자. 오늘처럼.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배운 걸 실천하고, 성찰하며 개선하는 것이다.
내 삶에 적용되어야 비로소 가치와 통찰력이 생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실천 리스트>
스터디 카페 적극 활용: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스카에서 독서하기.
독서 습관: 데이 근무 후 스카에서 3시간 독서, 쉬는 날에는 최소 2시간 독서를 실천한다.
실천과 성찰: 배운 내용을 삶에 적용하여 통찰력과 가치를 얻는다.
책의 위안: 책 읽기와 글쓰기는 행복을 주고, 내면을 채워주는 시간이다.
배운 내용 실천: 독서에서 얻은 통찰과 교훈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Aug 14.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