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도 계절이 있을까

크리스탈 드레스와 완전한 자유

by 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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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을 정말 싫어한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겨울은 나에게 계절이라기보다 차라리 고통에 가깝다.

밖에 나가면 몸이 먼저 움츠러들고,

공기가 차가워질수록 마음까지 같이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였을까. 그날 밤, 나는 나는 기적 같은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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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나는 궁궐 창가에 서 있었다.

높고 넓은 아치형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하얀 실크 커튼이 봄바람에 나비의 날갯짓처럼 가볍게 나부꼈다.

숨을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는 듯한,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고 쾌적한 온도였다.


창밖으로는 눈부신 초록의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나무들은 노래하듯 흔들렸고, 온 세상은 완벽한 봄의 빛깔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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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투명한 크리스탈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투명하지만 속살은 전혀 비치지 않는, 신비로운 빛의 옷이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듯 가벼웠고,

무엇도 숨길 필요가 없는 완전한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긴 웨이브 머리카락이 어깨와 등을 따라 흘러내렸고,

바람이 그 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머리카락이 천천히 흔들렸다.


그곳에는 겨울이 없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오직 따뜻한 평온만이 존재하는 계절 속에서

나는 한동안 정원을 바라보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봄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나는 제삼자의 시선으로,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꿈을 꾸다 눈을 떴다.

현실은 한겨울이었다.

익숙한 겨울의 온도가 다시 나를 감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천국에는 계절이 있을까.

내가 원하는 계절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곳은 아예 춥고 더움이 존재하지 않는 곳일까.


그 따뜻한 궁궐의 공기를 떠올리며,

나는 한동안 이불 속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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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속에서도 봄을 떠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작은 희망처럼 느껴졌다.


겨울은 여전히 춥고 완강하지만

마음에 품은 작은 꿈 하나가 나직하게 속삭인다.

이 추위가 너의 전부는 아니라고.


아마 그날의 꿈은 시린 겨울 한복판에서도

결코 봄을 잊지 말라는 하나님의 다정한 약속이었을 것이다.


가장 깊은 겨울이 있기에

가장 눈부신 봄이 오듯,

시간이 지나간 자리엔

행복이 더 선명해짐을.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