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지는 능력을 지닌 우리 엄마 1.

엄마욕 1탄

by 알아차림 Mar 20. 2025

episode 1.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때이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엄마에게 카네이션 색깔을 물었다. 분홍색이 좋은지 빨간색이 좋은지

엄마는 말했다. 쓸데없는데 돈 쓰지 말라고 엄마는 꽃 안 좋아한다고

절대 꽃 같은 거 사지 말라고


말 잘 듣는 첫째 딸은 엄마말을 잘 따라 어버이날 꽃을 사지 않았다.

그리곤 매콤하게 혼이 났다.

이게 뭔가 싶었다. 엄마한테 교묘하게 사기를 당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 니는 어째 된 게 꽃 한 송이를 안 사 왔니?? 진짜 너무하네 어버이날에 "


눈치 빠른 불여우 같은 동생이 얼른 빨간 색종이로 꽃을 접어 카네이션이라며 엄마한테 드렸다.


천하에 패륜아가 된 거 같기도 하고 엄마의 깊은 속내를 모르고 꽃을 사지 않았던 내 자신이 정말 원망스럽기도 하고 자기가 사지 말래서 안 샀는데 왜 내가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억울하기도 하고 마치 추운 겨울 허허벌판에 서있는 허수아비가 된 것 같았다.




episode 2.

아주옛날 김희선이 토마토라는 드라마에서인가? 거기에서 곱창을 하고 나왔다.

한겨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벨벳소재의 곱창이 우리 반 여학생들의 머리에 달리기 시작하며

엄마한테 졸랐다. 엄마 나도 곱창 하나 사달라고, 유행한다고 나도 하고 싶다고

졸라댔는데 엄마의 한마디에 바로 체념했다.


 "머리카락이 춥다카더나?"


이게 멍미? 무슨 말인지 버퍼링 돌리다가 깨달았다.

졸라도 이건 안 되겠구나

머리카락이 절대 추워할리는 없으니 말이다.


이십여 년이 훌쩍 지난 어느 날, 블랙핑크의 제니가 다시 한번 곱창을 하고 나왔다.

길거리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곱창머리끈 한 여자애들을 보면 엄마의 말이 생각난다.


저 머리카락은 지금 따뜻할까?


다시금 생각해도 정말 신박하기 그지없다.


언니 언니 머리카락은 춥다하나요??

episode 3.

결혼을 하고 신행을 갔다.

선물을 머 사 올까? 백번 물었지만 다 필요 없다고 했다.

물건이 내가 머가 필요하냐며

난 있을 거 다 있으니 아무것도 사 오지 말라고 했다.


라텍스가 유명한 동남아로 간지라 100만 원가량의 고급 라텍스를 하나씩 사서

양가에 드렸다.


그다음에 곡이 시작됐다.

난 니 혼수준비하면서 내 머리 털나고 처음으로 백화점 가서 너거 시엄마 명품가방도 사보고 은수저도 사보고 했다고 내 나이에 명품가방 하나씩은 다 들고 다니더라고~ 나는 버버리가 그 무늬인 것도 몰랐다고~


다시 샀다. 엄마 가방을

버버리가방으로

항상 알다가도 모를 엄마의 의중

왜 한 번에 말하지 않을까? 면세점에서 사면 훨씬 싸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왜 나도 명품가방 하나 갖고 싶다고 그거 사 와 달라고 말을 못 할까?

 왜 말하지 않으면서 알아주길 바라는 것일까? 내가 신이라도 되는 줄 아시는가??

큰딸의 능력은 어디까지여야 하는가??

미쳐 돌다 못해 꼭지가 돌아버릴 거 같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늘 생각나는 건 우선 여기까지이다.

글을 쓰다 보니 더 울화가 치솟는다.

다음에 다시 연달아 써야겠다. 감정소모가 심하다.



to be continued



작가의 이전글 미국 사는 잘 사는 여동생은 완벽한 타인이 아니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