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기간: 2019년 1월~3월
총 권수: 10권
부제: 1권~2권 흔들리는 바람 / 3권~4권 편토제 / 5권~6권 아소, 님하 / 7권~8권 꽃심을 지닌 땅 / 9권~10권 거기서는 사람들이
2019년 최명희 작가의 "혼불" 10권 전권을 읽었다. 10권이나 되는 책이라 읽는데 집중과 인내가 필요했고, 읽기에 어려운 내용도 있었다. 대하소설을 읽고 나면 여운이 많이 남는다. 역사소설이 주는 깊은 울림과 이야기가 이 책에도 있었다.
작가 최명희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책을 집필했다. 혼불은 총 10권까지 출간되었으나 1998년 작가의 사망으로 미완으로 남았다. 이후의 내용들이 이어졌다면 전쟁, 혁명, 쿠데타 등 굵직한 사건의 서사가 완성되었을 텐데 그럴 수 없게 되어 안타깝다.
이야기는 남원을 배경으로, 가문을 지키려는 청암 부인과 그 아들 이기채, 손자 강모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의 감정과 삶을 따라간다. 강모는 15세에 효원과 혼인하지만, 그의 마음은 사촌 강실에게 향한다. 얽히고설킨 감정과 틀 속에서 인물들은 갈등하고 성장하며 비극적인 시대를 살아간다.
[혼불 3권을 읽고] 신혼 첫날밤 신부 인월댁을 버리고 간 남편. 그리고 기다리기 위해 사는 인월댁. 그러한 세월이 몇 해 지나서 인월댁은 헛된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생이 있어도 아무것으로도 나지 않고 소멸하여 없어지는 것이 소원이라는 인월댁의 말에서 눈물이 나왔다. 2019년 이 책을 읽을 때의 나도 그런 마음이었다.
[혼불 5권을 읽고] 그 사람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 있겠다 이해도 가지만 사람의 생각과 행동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혼불 8권을 읽고] 사덕이란 평소 남과 다투지 않고, 고난 중에도 상대를 원망하지 않고, 쌀 한 톨 음식 찌꺼기 한 움큼도 버리지 않고, 급한 일을 당해도 놀라거나 기뻐하지 않는 것이란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가장 근본적인 교훈이면서 지키기 어려운 것이다.
[혼불 9권을 읽고] 9권은 이야기보다 불교적 사상과 철학 이야기라서 가장 읽기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혼불 안에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 그리고 우리의 역사와 전통이 담겨 있다.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았으며, 나는 강모와 인월댁에게서 그리고 많은 인물들 속에서 나의 감정을 발견했다.
2권 p.88
나는 왜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을까. 그저 나는 키우는 대로 자라났다. 그리고 만드는 대로 만들어지고 말았다... 나는 없다.
3권 p.154
세상에는 공것이 없으니, 내가 정성을 들이면 들인 만큼 내 앞으로 쌓이는 법인 걸. 정성 한 톨 쌓지 않고 무슨 염치로 해 뜰 날을 바라는고.
6권 p.220
이 앞으로 내가 세상을 살아갈 때 오직 나를 지탱하고 의지해야 할 곳은 나의 속, 나의 가슴, 나의 머리, 나의 중심뿐일 것이어늘. 지금 다 써버리고, 지금 다 내어 썩여 버린다면 내 어찌 살아가리... 내 가슴이 내 양식이라.
7권 p.19
산다는 것은 곧 공들인다는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