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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포도 Jul 21. 2022

아이를 낳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들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걸

초음파로 보이는 내 뱃속에 꼬물이가 앉아있다. 영상 속에서는 꼼지락꼼지락 거리는데 도통 나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그것도 아주 갑자기 배꼽 주위가 간지럽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보글보글 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 태동이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늘어났다가 줄어든 탓에 탄력 없이 축 늘어진 뱃살을 볼 때마다 심장이 아플 거라는 걸, 누군가에게 심장을 내어줄 수도 있을 정도로 강인한 심장을 갖게 될 거라는 걸, 나보다 소중한 무언가가 생기게 될 거라는 걸,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다.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를 한다는 건, 무조건적인 희생이다. 요즘 세상에 누군가에게 왜 희생을 하느냐고? 모르는 소리다.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씻기고. 한 아이를 인간다운 인간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엄마든 아빠든 누군가의 무조건적인 희생이 필요하다. 못 먹고, 못 자고, 못 입고, 못 씻으면서 그렇게 키운다.     


각설하고, 꼭 아이를 낳아야만 하겠다면 이것만은 알아두자. 나도 임신 전에 미리 알고 준비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     




하나, 어떤 부모가 될 것인지 부부끼리 충분히 대화하라.     


아이를 낳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불교 교리에 따르면 하늘에 떠다니던 아기씨가 부모를 선택해 찾아 오 거라고 한다. ‘아! 이 사람이라면 내 부모가 되기에 마땅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내가 내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어줄 것인지, 어떤 아빠가 되어줄 것인지, 어떤 울타리를 만들어줄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막상 태어난 아기가 ‘어? 내가 생각한 건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하면 어쩌겠나.     


둘, 부모의 그늘로부터 벗어나라.     


나도 양가 부모님의 극진한 도움을 받으며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완전하게 독립해야만 내 아이에게도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 나부터 마마보이인데 내 아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줄 수 있겠나. 모순이다. 시부모님, 친정 엄마에게 기대지 말자. 부모님이야 말로 우리에게서 독립하고 싶으실 게다. 아들 딸 시집 장가보내주셨으니 진정으로 후련하게 해 드리자는 말이다.     


셋, 대가 없는 희생을 각오하라.     


앞서 말했듯 아이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못 먹고, 못 자고, 못 씻고, 못 입는다. 할 수 있는 게 수 억 수 천 개인데도 하나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백일의 기적? 기대하지 말라. 내 아이에게는 백일의 기적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이 정도도 못하겠다면 당신은 아직 부모가 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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