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을 살고 있을 나에게

by 올리브나무


공상과학 영화를 많이 본 탓일까? 십 년 후 세상의 인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 기후는 아열대가 될 것이고, 해수면의 상승으로 전남의 1/2이 물에 잠기고 심지어 서울의 낮은 지대인 국회의사당도 물에 잠긴다는 시뮬레이션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이와 더불어 세계 각국의 기상이변, 대비하지 못한 팬데믹으로 인류의 십 년 후를 보장할 수 있을까? 별별 생각을 다하며 2025년을 살아내고 있어.


요시타케의 그림동화 『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에서는, 초등학생이지만 나와 비슷한 부류의 오빠가, 여동생에게 학교에서 알게 된 닥쳐올 지구와 인류의 회색빛 미래에 대해 주절주절 이야기해 주자, 깜짝 놀란 여동생은 할머니에게 그 사실들을 이야기하고, 할머니는 싱긋 웃으며 “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 라며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기적을 이야기해 주시지.


나도 동화책 속 할머니가 되어 그것만 있을 리 없는 기적 같은 일들에 대해 생각하곤 해.

삼성에서는 냉매나 실외기가 필요 없는 그래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어컨을 개발했다 하고, 지형을 이용해 모래사막을 초지로 만들 수 있는 재배법을 개발해 나무를 심고 있는 중이야. 물이 없는 사막에서 새벽이슬을 모아 식수와 생활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기들을 계속 개발하고 있어, 파도를 이용한 전기 발전 시설등 획기적으로 환경오염이나 인류건강을 진일보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과학자들이 계속 개발해 낼 거니까 인류의 미래는 낙관적일 거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삼으면서 말이야. 엄청난 속도로 변화할 십 년 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는 일은 재밌기도 해.


십 년 후 나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상상해 보았어. 흰머리는 점점 많아져 완전 백발이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결코 염색을 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단정한 머리모양을 갖기 위해 노력할게. 동안 유지를 위해 얼굴에 칼을 대거나 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그냥 주름지고 푹 꺼진 내 얼굴도 나니까. 원망하지는 말아 줘, 청결하게 관리는 해줄게.


십 년 후면 내게도 손주가 태어나 아장아장 걸어 다니거나 초등학생이 되어있을 거야 그럼 나는 손주 손을 잡고 도서관에 와서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건강한 간식을 만들어줘야지, 조던 스콧의 가슴에 살아있는 할머니처럼 사랑스러운 내 손주에게 좋은 가치를 심어줄 수 있는 산책과 체험도 할 거야.


또 멋진 공연이 있는 날이면 예쁜 옷 차려입고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 가야지. 아직 가보지 못한 우리나라의 멋진 문화유산도 꾸준히 돌아볼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을 열심히 해서 체력을 키워놔야 할 텐데 왜 이리 운동은 하기가 싫을까? 십 년 후 너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노력해 볼게!


요즘은 삶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후회가 남지 않도록 가족과 친지 그리고 친구들과의 사연을 떠올리며 고마운 이유, 사랑하는 이유를 메시지로 종종 보내고 있어. 마음이 있어도 표현해야 그들과 나의 가슴에 저장이 될 것 같아서.


그리고 우리나라에 있는지도 몰랐던 여러 문화유산을 돌아보기 위한 방문자 여권을 펼쳐 들고 종종 여행을 가곤 해. 육아에 직장에 꿈도 꿔보지 못했던 일들인데, 이제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정말 신나게 돌아다니고 있어. 다니다 보니 난 백제나 가야 문화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어서 책도 열심히 읽는 중이야. 나만의 기록을 해야겠다 생각이 들어. 몇 년이 지나면 다녀온 곳의 지명도 기억이 안 나게 되잖아. 십 년 후의 수북한 기록물들을 보며 느긋하게 추억할 수 있도록 해줄게.


현재 내 위치에서 내가 사는 세상을 위해 아주 작은 일이더라도 뭔가 기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궁리 중이야, 나 대신 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해 싸워줄 그린피스 후원도 하고, 내가 후원하는 보잘것없는 금액이 한 개의 주삿바늘이 되고 항생제가 되어 죽어가는 분쟁지역과 3세계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광고에 힘 얻어 국경 없는 의사회도 후원도 시작했어. 소모품 취급 당할 수도 있는 병사들의 인권을 대변하기 위해 싸워줄 군인권센터도, 우리 동네 지역아동센터도 아주 조금씩 후원하고 있어.


그런데 이런 기부하는 것 말고 내가 직접 참여해 할 수 있는 것도 하고 싶어. 줍깅부터 시작해 볼까? 산책하며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거 말이야. 제주지역과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정기 모임처럼 줍깅을 하는데 정말 대견해 보이더라. 혼자서라도 시작해 볼까? 이런 편지는 작은 유리병에 넣어 띄워 보내는 게 아니라 곁에 두고 계속 수정해 나가야 할 것 같아.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삶이라 나도 저 나이가 되면 저렇게 변할까 궁금했던 일들이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었던 적이 떠오르네.


십 년 후 나의 모습이 여전히 멋지고 단단하기를 바라며 계속 성장하도록 노력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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