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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ha Jun 30. 2022

출근은 어기면 욕먹고, 퇴근은 지키면 욕먹는 법

시간선택제 임기제의 근무시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출근 시간은 어기면 욕먹고,

퇴근 시간은 지키면 욕먹는 법.

feat 시간선택제 임기제라곤 하지만, 출퇴근 시간 선택은 당신이 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저기.. 시간‘선택’제라면서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은 주 35시간의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선택해서 근무하는 임기제 공무원이다. 얼핏 위 내용만 보면, ‘조금 일찍 출근하고 퇴근해서 자기 계발을 한다거나, 아이들 보육에 시간을 쓰면 되겠네? 좋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택’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일반적인 경우 주 35시간 이내에 어떻게 근무할지를 부서와 ‘협의’하여 정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09시에 출근해서 17시에 퇴근하되, 먼저 일어나는 것은 보기 좋지 않으니 18시까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곤 한다. 이런 부서장들이 보통 임기의 연장과 성과평가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없이 을에 가까운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부서의 의견에 끌려가기 마련이다.

  사실 공공기관의 경우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어 완전한 유연근무를 하기는 어렵다. 09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하는 읍면동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07시부터 15시까지 하루 7시간씩만 근무할 것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제한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타 부서와의 협조나 협업이 중요한 공조직의 특성상 불규칙적인 출퇴근 시간은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결국 조직에서 바라는 ‘선택’의 범위는 일반직들이 근무하는 시간인 09:00 ~ 18:00 안으로 제한되곤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좋은 것은 아마도 평일 중 4일은 8시간 풀타임 근무 후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오전 근무만 하는 방식이다. 거기에 남들보다 긴 주말(?)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근무 형태를 허용해주는 기관이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평일 09:00 ~ 17:00 근무보다는 10:00 ~ 18:00으로 근무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출근 시간은 어기면 욕먹고, 퇴근 시간은 지키면 욕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신이 09:00 ~ 17:00으로 근무하게 된다면 남들은 다들 일하고 있는데 혼자서 일어나야만 한다는 이야기며, 정당한 퇴근시간을 지키는 것임에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개인의 성향 상 그런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퇴근한다고 하더라도 보수적인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그것을 좋게 보지 않는 상급자 또는 직원들이 있을 확률은 한없이 높다. 거기에 본인이 아무리 17시까지만 근무하려고 하더라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업무와 민원응대 등을 하다 보면 제시간에 퇴근하는 것은 요원하기만 하다.

  또한 일을 남겨두고 퇴근하게 된다면 늘공인 관리자들은 ‘저거 이틀이면 하는 일 아냐? 그걸 왜 3일씩이나 끌지?’하며 ‘일을 못한다’ 혹은 ‘책임감이 없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16시간을 8시간으로 나누면 2일이고, 7시간으로 나누면 2일 하고도 2시간이 추가되기에 3일인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산수를 잘 못하는 것 같다. 그저 옆자리에 앉은 직원 A는 같은 일을 이틀 만에 하고, 시선제인 당신은 사흘이 걸린다고 생각할 뿐. 더구나 이러한 평가들은 자칫 당신의 성과평가와 연장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거기에 간간히 발생하는 강제 이벤트(?) 때마다 당신은 희생 혹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부서 회식 등의 시간은 보통 퇴근시간 이후인 18시 30분~ 19:00경부터 시작하곤 한다. 그렇다면 17시가 퇴근시간인 당신은 아마도 1시간 이상 무료 봉사 후 회식에 참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회식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초과근무와 관련된 부분도 손해를 본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초과근무는 밥 먹는 시간 등을 고려하여 1시간이 기본적으로 공제되고, 1시간을 초과하는 시점부터 수당이 지급된다. 그렇기 때문에 17시에 정규 근무시간이 끝나고 18시까지 근무를 했다 하더라도 기본으로 공제되는 1시간에 포함되기 때문에 수당을 지급받지 못한다! 그냥 무료봉사인 것이다...

  그렇다고 손해 보는 느낌에 18시 이후 저녁만 시켜 먹고 퇴근한다면, 아마도 높은 확률로 당신은 무개념이라는 구설수에 시달릴 것이다.


반면에 이런 부분들에서 18시까지 근무하는 것은 조금 자유롭다. ‘다 같이’ 저녁을 먹고, ‘다 같이’ 회식도 하고, 퇴근도 하게 되는... 튀는 것을 싫어하는 공조직의 생리상 10시 출근 18시 퇴근이 유리한 부분이다.  

  물론 집에 어린아이가 있다거나 하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조금은 다를 수도 있다. 거기에 조직마다 문화가 다르기에 보다 자유롭게 근무시간을 설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아직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면 위와 같은 부분들을 고려 10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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