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효원 Jan 19. 2022

3년의 첫사랑과 끝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내가 어려서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고 느낄 때. 

무기력해지는 과거의 내가 있었다.     


하지만 그 무기력함 마저도. 

어떠한 감정인지 모를 때가 있다,


그저 삶이 주어진 데로 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고 여겼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때로는 현실 도피로 말도 안 되는 

첫사랑 판타지에 빠져 살았다.      




중학교 3학년.

 내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있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그 친구와 

다른 학교에 다니며 

얼굴도 보지 않고, 

연락조차 하지 않아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항상 마음 속에 그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예전에 내가 봤던 그 모습 그대로 

내 상상 속 모습으로 

그대로 일거라고 생각했었다.


이런 나에게 친구는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달라져

예전에 네가 알던 그 애가 아닐 수도 있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내 추억 속에 모습 그대로 일 거라고 착각했었다.

지금 그 친구가 어디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왜 나는 그대로 일거라고 생각했을까? 

어쩌면 착각이 아닌 

    나의 바람이었을 것이다.

     

추억 속에 가슴 일렁이는 첫사랑의 감정이 

반짝이던 그 순간이 

그대로 이길 바랐던 내 바람      


확인하고 싶었다. 

내가 틀린 것인지 알고 싶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수능을 마치고 첫사랑을 만나기로 했다.      


3년이 지났어도 예전 그대로이길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때의 첫사랑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내 감정도 예전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길고 긴 3년 간의 첫사랑도 끝이 났다.     


왜. 나는 놓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니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처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때 매일 환히 웃던 내가 있었다. 


마음 둘 곳 없던 내게

유일하게 설레는 감정을 준 그 친구에게 

나는 기대했던 것 같다.     

 

많은 것들이 변했어도 너만은 변치 않길….

무기력한 삶에 유일한 희망이 되었던 

첫사랑.


 그 반짝이는 시간 속에 내가 

그때의 내가 

     그리웠던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