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것들
내가 어려서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고 느낄 때.
무기력해지는 과거의 내가 있었다.
하지만 그 무기력함 마저도.
어떠한 감정인지 모를 때가 있다,
그저 삶이 주어진 데로 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고 여겼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때로는 현실 도피로 말도 안 되는
첫사랑 판타지에 빠져 살았다.
중학교 3학년.
내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있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그 친구와
다른 학교에 다니며
얼굴도 보지 않고,
연락조차 하지 않아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항상 마음 속에 그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예전에 내가 봤던 그 모습 그대로
내 상상 속 모습으로
그대로 일거라고 생각했었다.
이런 나에게 친구는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달라져
예전에 네가 알던 그 애가 아닐 수도 있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내 추억 속에 모습 그대로 일 거라고 착각했었다.
지금 그 친구가 어디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왜 나는 그대로 일거라고 생각했을까?
어쩌면 착각이 아닌
나의 바람이었을 것이다.
추억 속에 가슴 일렁이는 첫사랑의 감정이
반짝이던 그 순간이
그대로 이길 바랐던 내 바람
확인하고 싶었다.
내가 틀린 것인지 알고 싶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수능을 마치고 첫사랑을 만나기로 했다.
3년이 지났어도 예전 그대로이길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때의 첫사랑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내 감정도 예전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길고 긴 3년 간의 첫사랑도 끝이 났다.
왜. 나는 놓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니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처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때 매일 환히 웃던 내가 있었다.
마음 둘 곳 없던 내게
유일하게 설레는 감정을 준 그 친구에게
나는 기대했던 것 같다.
많은 것들이 변했어도 너만은 변치 않길….
무기력한 삶에 유일한 희망이 되었던
첫사랑.
그 반짝이는 시간 속에 내가
그때의 내가
그리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