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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 자객 Nov 08. 2024

역사화, 그것이 알고 싶다- 역사화 연재1

  사람마다 각자 걸어온 삶의 발자취가 있습니다.  그것을 흔히 인생이라고 하지요.  민족이나 국가도 마찬가지예요.  오랜 세월 동안 저마다 굽이굽이 흘러내려온 커다란 역사의 물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물줄기 속에는 아주 어려운 고난과 시련도 있을 수 있고, 화려하게 빛나던 영광과 번영의 시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역사화란 바로 그런 중대한 시기마다 일어난 큰 사건이나 영웅적인 인물을 소재로 삼아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다비드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서양 미술사에서 역사화는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오늘날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그림의 주제별 갈래는 17세기 들어와 뚜렷이 구분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미술이론가들은 역사화를 제일 위에 두고, 그 다음으로 초상화, 풍경화, 정물화를 두었다고 해요.  그렇다면 당시 역사화가 최상급의 대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모두가 본받아야 할 어떤 본보기나 교훈, 또는 가르침이 그 속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다비드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나 인물을 기억하기 위한 게 아닙니다.  지나간 역사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기 위한 것이지요.  화가들이 역사화를 그리는 것 역시 똑같습니다.  의미있는 역사적 주제를 그려냄으로써, 그 시대의 고민을 그림 속에 담아내고, 아울러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 보이는 것이지요.


앵그르 <샤를 7세 대관식의 잔다르크>

  그래서 같은 소재를 그렸다 할지라도 화가에 따라 표현방법이 약간 다르답니다.  역사화를 그릴 땐 대개 화가의 상상력이 동원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눈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를테면 백년전쟁 당시 활약한 잔 다르크가 조국 프랑스에게는 영웅일 수 있지만 적국인 영국군에겐 눈엣가시 같은 마녀로 비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따라서 역사화를 볼 때는 그것을 그린 화가의 시대 정신을 같이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림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볼 수 있는 것이죠.


들라크루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역사화는 유럽 사회가 시민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던 19세기 초까지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답니다.  이 후로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지요.  다비드나 앵그르, 제리코 등이 당시 명성을 떨친 화가들이지요.  그럼, 여러 화가들의 작품 속에 어떤 시대적 사명감과 역사의식이 녹아 있는지 연재를 통해 하나씩 살펴보기로 할까요?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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