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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이것이 진짜 샤인머스켓이구나. 여태 몰랐네.

엄지농원 & 행복드림농장 & 재섭이네수산

by 재섭이네수산

내가 결혼을 한 그 해에 처음 생일을 맞은 내 남편에게 내 동생이 생일 선물을 해주려는지 형부는 뭘 제일 좋아해? 라고 물었다. 남편은 공구 아니면 과일을 좋아한다고 그랬더니 내 동생 대뜸 "형부네 집은 부자였나봐." 그런다. 왜?라고 묻자 동생이 말했다.


과일에도 등급이 있어서 가장 맛있는 것은 수출, 그 다음 맛있는 것은 백화점, 그 다음 맛있는 것은 대형마트, 그 다음 맛있는 것은 변두리 시장으로 간다고 한다. 그래서 잘사는 사람들은 좀 비싸도 맛있는 과일을 먹게 되므로 과일은 맛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그래서 과일을 좋아하는데, 못 사는 동네에 갈수록 싸고 맛이 없는 과일들을 주로 사먹게 되기 때문에 과일은 맛이 없는 것으로 인식하므로 그다지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일리가 있는 것 같았으나, 우리 남편은 잘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남편은 맛없는 과일도 좋아하는 진정한 과일 덕후?


서두가 긴 이유는 오늘 내가 맛본 이 샤인머스켓 때문이다.



나는 사실 샤인머스켓을 좋아하지 않았다. 차라리 캠밸 포도를 먹지 하는 옛날 사람. 왜 샤인머스켓이 인기가 많은지 이유를 모르겠을 정도로 나는 여태껏 맛이 없는 샤인머스켓을 먹어왔던 것 같다. 이 엄지농원에서 받은 샤인머스켓을 맛본 오늘부터 그 선입견이 보기 좋게 깨지게 되었다.

"아 나는 여태껏 헛 살았다. 동생 말이 맞았다. 이것은 분명 수출 아니면 백화점 용 샤인머스켓이다."

나는 남편이 보든 말든 유레카를 외치고 말았다. 처음엔 무슨 과일을 보며 그렇게 호들갑이냐고 하던 과일 덕후님께서 씻어나온 샤인머스켓을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나보다 더한 리액션을 날리셨고,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퇴근 후엔 나를 보자마자 샤인머스켓을 씻어달라고 졸랐다. 남편이 먹을 거에 욕심을 부린다? 그것참 보기드문 광경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먹은 것은 샤인머스켓이 자라다 만 것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큰 알갱이, 얼마나 큰지 거짓 한스푼 보태면 한 알을 입에 넣으면 입안에 꽉 찼다. 맛은 어떠한가? 세척해서 먹으라고 했는데 세척도 안한 알갱이 하나를 뚝 떼어서 입에 넣었는데 이 과일의 육질은 정녕 지상의 것이 아니었다. 단맛이 혀를 파고 들어왔는지 씻고 그릇에 옮기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입안에 가득 남아 정말 달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것이 진정한 샤인머스켓이었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그다지도 환장을 하며 먹었던 거구나. 나는 여태 헛 살았다. 이렇게 자꾸 인생을 탓하게 되더란 말이다. 엄마를 위해 엄마의 게장을 홍보해 주어야겠다 하고 시작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맛있는 것들을 내가 더 맛보게 되는 이 신기한 경험. 그 경험은 계속 되고 있다.


더 신기한 것은, 우리 서로 상생하자 하였기에 서로의 음식을 맞교환해서 먹게 되었는데, 물물교환도 아니고~ 서로 그 첫 맛에 반해버렸으니, 상생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맛의 세계가 서로에게 있어 그 진폭이 커지고 있는 것 같아, 효과는 미비할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시작이라는 것을 하였다는 사실에 큰 박수를 주며, 방울토마토를 재배하시는 행복드림농장, 샤인머스켓을 재배하시는 엄지농원, 게장 장수 재섭이네수산 모두 흥하시길 바라며, 농장주님들께서 보내주신 게장 사진과 재섭이네수산에서 보내주신 방울토마토와 샤인머스켓 사진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맛있게 즐겨주시길.



맛있는 게장 드시고 후식은 토마토 아니면 샤인머스켓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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