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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하루도 꽃이 된다

by 재섭이네수산

오늘도 아무 일 없는 척, 하루를 무사히 넘겼다.

오늘 하루도, 안 웃은 척 웃느라 꽤 바빴다.

나를 웃게 해주는 존재는 어디든 있다.

엘리베이터 거울 속 부은 얼굴도, 가끔은 내 편 같다.

아무도 걸려 넘어지지 않을 자그마한 구멍에 발을 헛디뎌도 웃음이 난다.

넘어져도 괜찮아, 바닥에 꽃잎이라도 떨어졌을 테니까.

바람 부는 대로 향기롭게 나부끼다 바닥에서 만나다니, 반갑다.

그 꽃잎처럼, 나도 오늘을 살짝 흔들며 피어난다.

탈탈 털어보자.

털어내고 나면, 또 다른 꽃이 피어날 자리 생기니까.

먼저 싹을 낼 자리, 옛다!

그 자리에 다시 뿌리내릴 용기가 생긴다, 오늘도.

바닥인들 어떠하리.

바닥이니까 더 단단히 버틸 수 있는 법이지.

부는 바람은 꽃잎을 떨어뜨리고,

부는 바람은 꽃잎을 멀리 날리워

넓은 세상을 누비게 한다.

그 바람 덕에, 나도 가끔은 새로운 길을 발견한다.

시련은 시작과 한 글자 차이밖에 안 나니까.

그래서 넘어져도, 다시 시작할 용기가 생기는 거겠지.

활짝 핀 꽃처럼 웃으며 날리우자.

어둠이 와도, 그 웃음은 잃지 않는 빛이 된다.

그리고 어느 곳이든 안착하여 나만의 향기와 빛을 내리라.

그 향기와 빛이, 또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꽃씨가 되길 바라며.

살아낸다,

오늘도 나만의 꽃을 피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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