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예술은 예술감독이 운영은 경영감독이

극장장의 역할과 예술경영 조직도

by Arete

공공 극장이 예술 감독을 중심으로 한 조직의 계층 구조는 150년 이상 극장 구조를 지배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극장은 독일 연방정부의 영향을 받아 국유화 또는 공동화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극장의 행정 영역은 지방 자치 단체나 연방주의 구조를 모방하게 되었다. 주립 극장은 주 정부와 국가 자금을 지원받으며 큰 규모의 행정 구조를 가지지만, 시립 극장은 지방 자치 단체의 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예산상 제약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공공 극장의 조직 구조는 동형성의 원칙, 즉 약한 조직이 강한 조직의 구조에 점차 맞춰지는 경향을 보였다. 많은 극장은 1990년대 후반까지도 주주 및 정부 부처와의 재정적, 정치적 의존성으로 인해 공공 행정부에 종속되는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공공 행정부에 종속된 관리감독법인의 예술감독은 모든 결정과 책임을 짊어지는 독재적인 리더이다.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예술감독의 전문성과 능력에 의존하여 예술적 창작과 경영 업무가 한 사람의 주도로 운영된다.


예술감독은 일반적으로 지자체의 감독위원회 추천을 받아 5년 임기로 선출된다. 선정 절차와 기준은 극장의 구조와 지향점에 따라 다양하다. 선발 기준은 이미 쌓은 연출 경험, 예술적 역량, 경영 지식 등을 고려한다. 감독위원회는 새로운 예술적 비전과 카리스마를 가진 후보자를 원하며, 위기 대응과 정치적 지식도 갖춘 인물을 선호한다. 경험 있는 예술 감독은 위촉 시 계약에 사임 조건과 자금 조달, 임금 등을 협상한다. 변경 시에도 구조 조정이 가능하며, 총감독의 역할과 권한을 계약에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다장르 복합 극장에서는 예술적 경험이 풍부한 연출가를 찾고 드물게는 수석 지휘자와 음악감독이 예술감독으로 임명되기도 한다. 극장의 조직도에 따라 예술감독, 극장장 및 총감독의 역할로(이하 극장장으로 통일) 인텐단트라고 부른다. 극장장은 다음과 같은 주요 과제들에 집중하며 예술적 리더로서 책임을 다한다.

극장의 예술적 방향을 결정하고 비전을 수립한다. 이는 작품 선택, 제작 방향, 예술적 스타일의 정의 등을 포함하며 예술적 발전과 혁신을 모색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통해 극장을 선도한다.

시대에 부합하며 관객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작품을 선택, 관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도모,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존중하며 포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극장을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사회와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예술적 창작을 위해서는 작가, 감독, 배우, 무용수 등 다양한 예술가와의 협력이 필요하며 예술감독은 이들을 효과적으로 조직하고 이끄는 역할을 한다.

작품 제작과 관련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과 네트워킹을 통해 자원을 확보하고 지원받아야 한다.


그러나 예술적 역량을 인정받은 리더가 경영의 역량은 준비되지 않은 채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오른 경우가 많다. 현대의 극장은 더 이상 예술감독의 역할만으로는 극장의 다양한 운영 관리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과거의 독재적 리더십을 신봉하는 예술감독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은 작업과 프로세스의 복잡성에 대한 도전을 꺼리고 극복하기 어려워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문제와 과제가 등장하여 극장 경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문화산업 및 경쟁 극장의 동향을 파악하여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이해 관계자들과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로비 활동이 필요하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운영과 극장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인재 유치와 유지, 팀 구성 및 역량 개발 등이 필요하며 갈등 조정과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극장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

노동 법규, 저작권 및 계약 관련 법률 등을 숙지하여 문제를 예방하고 대응해야 한다.

예산 및 재무 관리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극장의 재정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2000대에 들어 소통 능력과 사회성을 갖춘 젊은 예술감독들이 승진하여 조직 내에서 변화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젊은 극장장(예술감독)들은 현실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이해하며, 협력적인 리더십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역할과 역량을 결합하여 팀의 협력을 강조하며, 예술적 창작과 경영 업무를 공동으로 추진한다. 리더십 모델의 변화와 함께 조직의 구조와 문화도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적인 관리 방식과 다양성 증진의 필요성을 반영한 결과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극장장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며, 예술적 역량과 경영적 역량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모델을 통해 극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현대 사회의 다양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조직도 1. 고전적 예술경영 모델


극장의 조직도 또한 극장의 지향점에 따라 다양하다. 고도로 단순화된 고전적 예술경영 모델(조직도 1)을 보면, 극장의 업무가 얼마나 극장장(예술감독)에게 맞춰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극장장은 유일한 의사 결정권자이며 각 파트의 수석들은 모든 사안을 그에게 보고해야 한다. 극장장의 직속 사무실은 하위 파트에 대한 업무를 통제하기도 한다. 또한 각 부서는 지나치게 세분되어 콘텐츠에 대해 공통된 접근을 하기엔 효율적이지 않다. 극장장은 종종 모든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감독 및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진 회장 자격으로 활동한다.


조직도 2. 중앙집권적 간부부서가 있는 예술경영 모델


중앙집권적 간부 부서가 있는 예술경영 모델(조직도 2)에서는 경영기획관리부서와 홍보부서, 그리고 연극이나 오페라 부서에 있던 드라마투르기를 극장장 직속 간부 부서로 포함시켰다. 극장장은 이 4개의 부서에 직접 접근할 수 있고 때에 따라 직속 라인 외에 예술, 행정의 관리까지 맡아서 권한을(게스트, 인사관리 등) 행사하기도 한다. 이 모델은 전략적 방향성을 결정하고 조직의 일관된 이미지를 제공하는 효율적 운영을 할 수 있으나 각 예술 그룹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의사 결정이 지연되거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하며 중앙의 의존도가 높아진다. 이러한 계층 구조는 많은 극장, 특히 관리감독운영법인에서 수십 년 동안 긴밀하게 조직되어 왔다.


조직도 3. 공동대표 예술경영 모델


많은 극장이 지자체의 관리감독법인에서 유한책임회사(GmbH)로 법적 형태가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조직도는 총예술감독과 총경영감독, 이른바 공동 대표로 구성된다. 형식적으로 유한책임회사의 절차 규칙에는 감독위원회가 경영진을 감독하며 두 명의 대표 이사는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두 대표의 권위가 동등하다는 전제하에 각각 예술파트와 운영파트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보편적인 모델이다.




앞서 극장은 그 개수만큼 다양한 조직도가 있다고 언급했다. 조직도 1과 같이 한 사람의 권한이 절대적으로 큰 경우 독재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며 각 파트는 지도자에 대한 의존성이 커진다. 또한 조직이 지나치게 세분되어 여러 섹션의 예술가 그룹과 무대 기술팀에서 의사소통과 결정이 복잡해진다. 대형 극장은 연간 25~30개의 작품이 만들어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는 프로덕션 제작 과정에서 지연과 혼선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조직도 2는 극장장 직속 라인의 권한이 크다. 그들이 현장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경우 문제가 발생할 요소가 다분하다. 이 또한 최종 결정권자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조직도 3은 표면적으로 예술파트는 총예술감독이 운영파트는 총경영감독이 책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경영감독이 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감독위원회에 의해 선발되는 총경영감독의 자격에 예술적 자질이 명시되어 있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 경영감독 또한 예술가 출신이거나 학창 시절에 오랜 기간 동안 예술활동을 해왔거나 문화예술이론과 경영 혹은 법을 전공한 이들이 이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많은 극장에서 총경영감독은 총예술감독의 하위그룹으로 진정한 공동대표 구조가 아니다. 게다가 극장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총경영감독에게 더 큰 책임이 전가되는 경우도 있다.


미래의 극장은 계층적 조직 구조에서 팀 중심의 조직 구조로 분해되어야 한다. 또한 극장 운영을 제작 흐름에 기반한 자원 절약형, 생산적, 참여형 모델로 발전되어야 한다. 조직의 수평적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여러 명의 어깨에 책임을 분산하여 의사 결정의 지연을 줄이고 권위주의적 계층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참여, 정의, 윤리 경영, 그리고 지속 가능성과 같은 가치들이 강조되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하위 유형이 형성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1. 이 글은 참고자료의 여러 예술경영 모델 중 대표적인 3가지 유형과 미래 경영 모델을 중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 조직도는 보통 오페라파트에 무용과 오페라의 반주를 담당하는 오케스트라가 포함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서에는 조직도가 단순한 형태로 나와있어 그대로 인용하였습니다.

3. 드라마투르기는 극작가로서 공연 작업의 토대와 구조 심지어 시즌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조직도의 여러 항목에서 한국의 조직 구성 용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T. Schmidt: Theatermanagement, 2012

T. Schmidt: Macht und Struktur im Theat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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