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란트 필하모니 주립 교향악단
대부분의 독일 오케스트라에는 아카데미 단원 시스템이 있다. 라인란트 주립 교향악단의 경우 현악파트에서만 5명을 선발하며 2년 동안 활동한다. 장학금으로 매월 900유로를 받으며 오케스트라 합주연습 및 연주는 연 총 165회 참여한다. 두시간 반을 1회 연습 및 공연으로 계산했을 때 1년 동안 412시간 정도 근무하는 셈이며 35회 워크숍에도 참여해야 한다.
이 아카데미는 5년 전 인텐단트(총경영감독)가 부임하고 오케스트라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졌다. 1920년부터 1938년 사망할 때까지 이 오케스트라의 총음악감독을 지낸 에른스트 뵈헤의 이름을 땄다. 당시 독일에 불어 닥친 세계 경제 위기로 문화생활의 근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오케스트라를 이끌었고 기업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요청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위해 의류, 연탄, 고기 통조림을 마련했다고 한다.
아카데미 단원이라고 하면 어디에 앉아서 연주할 것 같은가?
모자란 풀트를 채워주는 역할? 대부분 학생이나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니 맨 뒤에 앉아서 연주? 혹은 누군가의 대타?
이 아카데미는 기본적으로 오케스트라 연주자를 꿈꾸는 장학생에게 기회를 주는 것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커리큘럼이 설계되어 있다. 늘 해오던 방식에 대한 반문은 이 아카데미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작이었다.
음대의 교육과정과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의 기준은 전적으로 악기 연주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의심할 여지없이 매우 중요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성공적인 리더를 양성하는데 충분한가?
실제로 훨씬 더 광범위한 지식이 필요하다면 어떤 능력을 개발해야 할까?
무엇보다 소통을 통한 합이 중요한 오케스트라에서 갈등을 해결하고, 명확하게 의사소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중에게 음악을 소개하고, 이 문화(음악)적 기술을 통해 새로운 대상 그룹에 다가가고, 마지막으로 연주자 자신의 심신에 의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
이 아카데미는 (클래식 애호가들 만을 위한 음악이 아닌) 사회 전반에서 음악의 힘과 가치를 믿으며, 훌륭한 작품이 계속해서 울려 퍼질 수 있는 방법을 찾자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미래 오케스트라 음악가는 총체적이고 성공적인 음악 홍보대사라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고 여긴다.
에른스트 뵈헤 아카데미 커리큘럼의 일부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경쟁이 치열한 오케스트라 환경에서 뛰어난 사회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음악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선발된 연수생들에게 개인 멘토가 배정된다. 멘토는 연주자로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오케스트라 합주연습은 모든 풀트를 경험한다. 부악장, 수석, 부수석, 평단원으로서 어떻게 연주를 준비해야 하며, 연령이 다양한 단원들과 어떤 태도로 소통을 해야 하는지도 배운다. 이를 위해 표정, 제스처, 말투에서 오해를 부르지 않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 신체와 심리 스트레스 대처를 위한 워크숍이 진행된다.
아카데미 단원 졸업 후 이들은 본격적으로 오케스트라 프로 연주자가 되기 위한 오디션에 지원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비디오 분석을 통한 오디션 트레이닝, 연주 코칭, 외부 전문가 워크숍을 통한 오디션 정신적 준비까지 훈련받는다. 여기에 다양성, 음악교육, 프로젝트 개발, 기획 및 실현, 워크숍과 연주도 병행 한다.
실제 이 아카데미를 졸업한 단원들은 독일의 국공립 극장과 오케스트라에서 수석, 부수석, 평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https://www.staatsphilharmonie.de/de/Ernst-Boehe-Akademie
https://www.staatsphilharmonie.de/de/Ernst-Boehe-Akade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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