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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ete Apr 13. 2024

독일 콘서트 오케스트라 연주일정

독일 오케스트라 단원은 단체협약 기준 상반기 24주간 183회 직무, 하반기 약 21주간 164회 직무를 하며 45일 비수기 휴가를 갖는다. 주간기준 평균 7-8회 직무수행, 최대 10회까지 허용된다. 보통 오케스트라 1회 직무는 2시간이므로 단원들은 쉬는 시간포함 주 20시간 정도 근무한다. 이들은 합주연습과 연주를 위해서만 출근하며 때때로 단원오디션, 프로젝트 연주 등 기타 행사에 출근해야 할 때도 있다.


반면 한국의 국공립 교향악단은 기관마다 상이하지만 보통은 10시-16시까지 (9시-16시) 근무한다. 독일의 오케스트라만큼 연주일정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처럼 합주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근무한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독일만큼 정기 및 기획연주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교향악단 연습실에 머무르는 시간만 놓고 보면 독일이 한국보다 주간 5시간~10시간 정도 적으면서도 월급은 거의 두배이다. (투어연주 일정이 있을 땐 이동시간 포함 훨씬 많은 근무시간을 할이한다. 하지만 4~6주에 거처 7~8회 직무 평균을 맞춘다.)  하지만 독일 콘서트 오케스트라의 일정을 한번 보시라. 


4월 첫 주

객원지휘, 남미출신 연주자 협연으로 재즈 오케스트라 작품을 연주했다. 

이를 위해 월화 출근 없음 

수요일 오전 9시 반 - 오후 2시, 휴식 30분 (2회 직무) 

목요일 오전 9시 반 - 오후 2시, 휴식 30분 (2회 직무) 

금요일 오전 최종 리허설 (1회 직무), 저녁 7시 반 연주 (연주는 1회 직무)

토요일 저녁 7시 반 연주 (1회 직무. 금요일과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같은 공연장에서 재공연) 

총 7회 직무를 수행했다.


4월 둘째 주 

상임지휘자와 말러 심포니 거인과 코릴리아노 클라리넷 협주곡을 연주한다. 

월요일 휴무 

화요일 오후 2시 - 오후 6시 반, 휴식 30분 (2회 직무)

수요일 오전 9시 반 - 오후 2시, 휴식 30분 (2회 직무) 

목요일 오전 최종리허설 (1.5회 직무)  오후 5시 전세버스로 A공연장이동 (한 시간 반소요, 이동시간당 약 0.2 직무로 계산) 오후 8시 공연 (1회 직무)

금요일 오후 5시 반 전세버스로 B공연장이동, 오후 8시 공연 (1회 직무)

토요일 오후 5시 반 전세버스로 C공연장이동, 오후 8시 공연 (1회 직무)

일요일 오후 8시 공연 (1회 직무) D 공연장은 인근이라 개별이동.

총 9.5 직무, 여행직무 약 1회로 계산된다.

이 공연은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각각 다른 4개 공연장에서 공연한다.


4월 셋째 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협연과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5번을 연주하는데 월요일과 토요일은 휴무, 다른 요일은 이번주와 거의 동일하며 3개의 공연장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4회 연주한다. 


4월 넷째 주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 브루크너 심포니 7번. 4회 직무, 최종 리허설, 4회 연주로 동일한 일정이다.


독일의 오케스트라는 규모와 연주실력에 따라 ABCD 등급으로 나눈다. 필자가 인턴으로 있는 주립 오케스트라는 상위등급인 A 오케스트라로 작품의 난이도가 높고 투어 연주를 많이 한다. 한국의 서울시향이나 코리안 심포니 혹은 부천시향도 이 정도 일정으로 연주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독일 콘서트 오케스트라는 이러한 일정으로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이 오케스트라는 휴가, 공유일을 제외하고 약 300일 동안 정기 및 투어 연주 80~ 100회, 프로젝트, 기획 음악회는 약 80회를 한다. 하지만 난이도가 낮은 연주회는 1회를 0.5로 계산해 총 120회 정도로 보고한다.


거의 매주 새로운 작품을 읽어내고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예술가를 중심으로 시스템이 돌아간다. 심지어 현악파트 활표시도 악보계의 몫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정말 음악만 잘하면 된다. 



<부록> 현악기 합주단원의 직무예시

바이올린 합주단원 A가 4월의 모든 프로그램을 연주를 다 했을 경우 단체협약 근무시간을 초과한다. 이 경우 5월 첫 주 혹은 원하는 시기에 연주를 안 해도 된다. 비올라 합주단원 B가 4월 2개의 연주만 참여했다면 5월에는 3개 연주 참여한다.


각 파트마다 연주 직무를 단체협약에 맞게 배정하는 직무배정자 (Diensteinteiler)가 있다. 이는 악장이나 수석들은 하지 않고 보통은 평단원 중 파트마다 한 명씩 맡는다.


p.s 

한국보다 훨씬 많은 전문인력이 각 운영파트마다 역할을 한다 해도 인력이 부족한 건 독일도 마찬가지다. 



[제 글의 인용이 필요하면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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