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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ete Apr 16. 2024

독일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과정

바이올린 합주단원을 중심으로

독일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파트는 악장, 부악장, 수석, 부수석 그리고 합주 단원까지 역할을 나눠서 선발한다. 즉 A가 합주 단원 3번째 풀트 안쪽 자리 오디션에 합격하면 A는 그만둘 때까지 그 자리에서 연주하는 것이다. 현재에는 많은 오케스트라가 3번째 풀트 이하 합주단원의 자리는 돌아가면서 앉는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보통 악장을 제외하고 평단원은 선발한 다음, 정기평정을 통해 점수에 따라 수석, 부수석, 합주 단원의 자리가 정해진다. 이 자리는 정기평정 때마다 갱신된다.


단원은 어떻게 선발할까?

우선 한국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단원 모집 공고 - 지원자 받기 - 실기 시험 - 선발 - 통보의 과정을 거친다. 심사위원은 유명 솔로 연주자, 음대 교수, 지휘자 등 경험이 많은 음악가 중 2~4명을 초빙한다. 물론 상임 지휘자도 심사를 한다.


실기 시험 당일 지원자는 제비 뽑기로 번호를 배정받고 순서에 따라 한 명씩 시험장에서 모차르트 3~5번 중 1악장과 카덴자, 낭만 협주곡 그리고 지정된 오케스트라 모음곡 순으로 연주한다. 혹은 1차에는 모차르트, 2차에 낭만 콘체르토, 3차에 오케스트라 모음곡을 연주한다. 모든 지원자의 실기 시험이 끝나면 최종 선발을 하고 며칠 뒤 통보한다. 통상적으로 지원자의 소리만 들을 수 있도록 커튼 뒤에서 연주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며 실기 시험의 반주자는 지원자가 개인적으로 대동한다. (오케스트라마다 단원 선발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독일에는 129개 오케스트라에 약 1만 개의 정단원 일자리가 있다. 정규직 외에 기간제, 파트타임, 아카데미, 객원, 병가나 육아 휴직 대체 자리까지 있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회가 많다. 한 주에 오디션 공고가 수십 개씩 올라오기 때문에 부지런한 학생들은 대학을 다니면서 차곡차곡 프로필을 채울 수 있다.

독일은 역할이 지정된 오디션 공고를 한 달 전 지정곡 목록과 함께 공개한다. 지원 기간이 끝나면 악장, 수석, 부수석 등이 지원자의 프로필과 연주 비디오를 보고  10~15명 정도 추려낸다. 단원들의 찬반으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명단을 건네어 받은 오케스트라 운영팀은 모차르트 협주곡과 낭만 협주곡에서 각각 어떤 곡을 연주할지 확인 과정을 거친다. 왜냐하면 독일 오케스트라 오디션장에는 반주자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거의 4번이나 5번, 낭만 협주곡은 차이코프스키, 시벨리우스, 브람스를 주로 연주한다.

실기 시험 당일 후보자들은 제비 뽑기로 번호를 배정받고 시험은 3차까지 치른다. 한국과 다르게 심사위원은 모든 단원이다. 단원들은 실기 시험 10분 전 연주 홀에 도착해 채점지를 받는다. 지휘자나 경영 감독인 인텐단트는 실기 시험을 참관하거나 단원과 같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그 이외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으며 불참하는 경우가 더 많다.


먼저 순서에 따라 1차 시험으로 모차르트만 듣는다. 1차 시험이 끝나면 단원들끼리 찬반으로 후보자 중 반 정도만 추려낸다. 1차에서 떨어진 사람은 집에 가도 된다. 선발된 후보자는 2차에서 낭만 협주곡을 연주한다. 마찬가지로 찬반을 통해 선발된 4~5명만 3차에서 오케스트라 모음곡을 연주한다. 그리고 찬반으로 최종 1명을 선발하는데 때에 따라 1차에서 한 번에 뽑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합격자는 3~24개월 (오케스트라마다 다름) 수습기간을 거치거나 수습기간 대신 몇 회 객원 연주를 해야 한다. 연주 역량과 태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이 기간이 끝나면 단원들의 비밀 찬반 투표로 비로소 정단원이 된다. 관악기처럼 파트가 서너 명인 경우 악기별 만장일치가 가장 중요하며 여기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다. 오케스트라마다 단원 선발 과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함께 할 단원을 단원이 뽑는 민주적 방식은 비슷하다.


p.s 실기 시험에 초대된 이들 중 단체 협약에 가입된 사람들은 숙박비와 교통비를 지원받는다. 


[제 글의 인용이 필요하면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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