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02(토)

by 기노

일어나니까 발목 주위에 모기자국이 있다. 총 아홉 개다. 나는 긁는다. 십자가를 그려본다. 주기도문을 외워본다. 어제 편의점 앞 파라솔에서 친구와 맥주를 마셨다. 어제의 흔적이 발목에 있다. 편의점 알바생이 나와서 계속 말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다른 알바생 험담을 한다. 사장님 험담을 한다. 원래는 이러면 안되는데 잠깐 따라오라고 손짓한다. 편의점 창고에 같이 들어간다. 그리고는 이건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내가 알바생한테 한마디 할 거란다.

갑자기 나보고 귀엽다고, 머리를 왜 밀었냐고 묻는다. 나는 할 말이 없어서 더워서 밀었다고 대답한다. 그는 거짓말치지 말라고 하면서 웃는다.

나는 하품이 나온다. 나도 모르게 계속 하품이 나온다. 나는 재미가 없어지면 먼 데로 간다.

스타크래프트 이야기를 한다. 일본인 이야기를 한다. 정치 이야기도 한다. 취객이 오면 무섭지 않다고 한다. 나는 멀어진다. 내가 더우실텐데 들어가보시라고 말한다. 자기는 하나도 덥지 않다고 손사래 친다. 손님이 오니까 들어간다. 그리고 그는 다시 나온다.

나는 아까 편의점에 갔다. 나는 아까 다른 편의점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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