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20(일)

by 기노

하루종일 집에서 책을 읽었다. 언제부턴가 새로운 책을 읽지 않고 읽던 책을 다시 읽는다. 한두 줄 읽고 다른 책으로 한두 줄 읽고 다른 책으로. 그래서 오늘 읽은 것은 체호프 단편 몇 개, 황정은 단편 하나, 이장욱 시 조금, 워터멜론슈가에서. 워터멜론슈가에서를 처음 읽었을 때 아주 이상한 감정을 느꼈는데 오늘도 그랬다. 희석되지 않았다. 조금 다른 결로 바뀌었을 수는 있지만. 이 책을 읽으니까 시체가 생각났다. 목가적인 곳에서 분명하게 존재하는 시체가. 피가 흐르고 말라버린 시체가. 시체 냄새는 나지 않는다. 워터멜론슈가 냄새가 난다.

나는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아마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벌레를 싫어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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