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 있다. 양치를 하다가 거울을 본다. 거울에는 양치를 하는 내가 있다. 그런데 나는 제대로 볼 수 없다. 거울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어떠한 형태가 보인다. 움직이는 내가 보인다. 더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간다. 코가 거울에 닿는다. 그러면 눈이 보인다. 검은자와 흰자가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착각일까. 눈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본다고 믿는 것일까. 나는 개별적으로 얼굴의 한 부분을 보지만 전체를 볼 수 없다. 전체를 보려고 하면 모든 것이 보이지 않게 된다. 멀리 떨어진다. 다시 양치를 한다. 이제 거울에는 흐릿한 생명체가 뭔가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입에서 입김이 나온다. 입김으로 인해 모든 것이 희미해진다.
숨을 참는다.
숨을 참는다.
갑자기 모든 것이 귀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