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하루 남긴 오늘, 연간 달리기 1,500km를 넘어섰다.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애초에 세운 계획도, 욕심을 부린 목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거리와 속도를 숫자로 정해두고 달리다 부상으로 멈춰 섰다. 그 경험으로 인해, 올해는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목표는 단순했다. 월 100km를 부상 없이, 즐겁게 한 해 끝까지 달리는 것.
월 100km는 생각보다 몸에 부담이 크지 않았다. 회사 일과 회식, 여행으로 몇 번의 위기가 있긴 했지만, 크게 무리하지 않고 목표를 채워갈 수 있었다. 애초부터 도전이라기보다는,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이었다.
연간 1,500km.
돌아보면 결코 가벼운 숫자는 아니다. 계획해 이뤄낸 성취라기보다, 꾸준함이 덤으로 안겨준 결과였기에 그 의미가 더 깊다.
사실 연 1,500km는 월 100km만으로는 닿기 어려운 거리다. 이 숫자를 가능하게 만든 건 올해 만난 좋은 러닝 메이트들의 힘이 컸다. 서로를 꾸준히 격려했고, 때로는 자극을 주고 받으며 달렸다. 혼자 달리고 있어도 외롭지 않았던 이유다.
빠르진 않았지만 멈추지 않았고, 무리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멀리 왔다. 올해의 기록은 숫자가 아니라,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