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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리 Sep 23. 2024

힐링 포인트

어느 날부터 퇴근길에 만난 친구들이 있다.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존재들~

신기하게 도망가지 않고 내 태를 주시할 뿐 움직일 기미도 안 보인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누운 상태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만 돌려 나를 본다.

퇴근길 만나는 친구들


조금씩 더 가까이 접근해도 쳐다만 볼뿐 일어날 기미가 없다. 너무 예뼈서 눈에 꼭 담아 마음에 품고 내 길을 간다.

취미생활을 누릴 수 없던 시기에 다시 시작된 동물사랑 보는 것만으로 입가엔 미소가 마음은 따끈따끈 해진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심심할 때 보는 동물 영상은 나에게 힐링포인트이다.


난 동물농장 애청자이다. 애들 꼬꼬마 시절부터 같이 보다 보니 애들도 무척 좋아하고 아낀다.

키우고 싶지만 함부로 결정할 수가 없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것이 조금 무섭다. 그래서 그 맘을 달래고자 우선 애들과 동물을 가까이서 만나게 해 줬다. 동물카페란 가페는 다 찾아다니며 친해지는 법과 배려를 자연스레 배웠다.


처음에 강아지카페에 갔다. 애들은  멍멍이들과 놀고 싶은 욕심에 무조건 따라다녔다. 강아지들이 귀찮아하며 도망가면 애들은 또 쫓아가고 강아지는 도망가고 반복이었다.


나는 바닥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내 곁을 다니며 냄새를 맡다가 주변을 살펴보고는 내 다리 위로 살포시 올라와 자리를 잡는다. 그걸 보고 우리 집 애들이 쪼르르 몰려온다.



엄마  나도 나도
나도 안고 싶어!
그럼 귀찮게 하지 말고 조용히 곁에 가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앉아 있어 봐.



아이는 근질근질한 몸을 참고 한참을 기다려 봤지만 강아지들이 곁에 오질 않는다. 얼굴이 잔뜩 실망해서 울기직전이다. 결국 내 품에 있던 멍멍이를 살짝 않아 아이 양반다리 위에 살포기 옮겨주고 살살 쓰담쓰담해 주며 눈감으면 그냥 그대로 나 두고 보기만 하라고 했다. 아이는 그 따뜻한 온기와 숨을 느끼며 좋아라 한다.

강아지들이  우리 곁에 머물기 시작함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도 다리절임을 참는 딸의 그 모습이 귀엽기도 안쓰럽기도 하지만 둘 다 너무 아름답다. 그 강아지도 안심하고 우리 딸 다리품에서 단잠을 잤다.


동물카페에서는 우리가 다가가면 그 친구들과 멀어진다. 그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어서 무턱대고 들이대는 사람보다 가만히 지켜보는 사람에게 다가와 주변을 살핀다. 이 사람이 날 귀찮게 할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걸로 보인다.

그들이 우리를 탐색하게 해 주면 그들 성격에 맞게 사람을 골라서 곁에 온다.


한 번은 불도그카페에서 카페 강아지가 임시로 맡겨진 햐얀불독을  졸졸 따라다니며 위협했다. 그 강아지는 도망 다니다 우리에게로  와서는 주인이 올 때까지 두 딸과 함께 있었다. 우리를 방패로 삼은 거 같았다. 다른 테이블도 많았는데 유독 두 딸에게 필사의 눈빛을 내뿜어 애들이 보디가드 역할을 해줬다.


고양이카페에서도 만지려고 하는 사람보다 놀아주는 사람을 더 따른다.

그래서 딸들은 동물이랑 잘 지내는 편이다. 어딜 가든 우리 주변으로 강아지나 고양이가 다가오거나 도망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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