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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 Apr 05. 2024

9. 제주현대미술관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안에 위치한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은 제주도 서남쪽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안에 위치한 제주도립미술관입니다.


제주도립 김창렬미술관과 문화예술 공공수장고가 이웃해 있으며 ‘이타미 준’으로도 알려져 있는 유동룡 미술관과도 인접해 있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박광진 상설전 《자연의 소리, 봄》을 비롯하여 세 개의 특별 전시가 진행 중인데요, 이 중에서도 2023.10.26 ~ 2024.10.27. 진행하는 《김흥수: Passion》을 눈여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007년에 개관한 제주현대미술관은 <Jeju museum of Contemporary Art>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한 곳입니다.


추상적인 요소가 많은 현대미술이라면 난해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김흥수 화백의 작품들은 인간의 아름다움을 순수하게 추구한 작품으로 어렵지 않게 다가옵니다.



사진으로 남아 있는 김흥수 화백은 선글라스에 베레모, 독특한 목걸이가 한눈에도 대단한 멋쟁이이셨던 듯한데요,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기도 했다는 김흥수 화백은 여인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고 해요.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 여인들의 모습은 아름다우면서도 공허하고 관능적이면서 슬픔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칠월 칠석을 기다리며> 김흥수


김흥수 화백은 이런 말도 남기셨어요.


“나는 일생동안 누드를 많이 그렸지만 그것은 단순히 여인의 피부, 누드의 표피만을 그린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누드, 즉 희로애락을 가진 여인의 절실한 감성을 그린 것이다. 한 여인을 통해 들여다본 환희와 절망, 허무와 끝없는 욕망, 그것이 나의 예술에 들어 있는 독특한 세계이다. 김흥수”


<잉태> 김흥수


인간 중에서도 여성 쪽의 희로애락이 더욱 강렬하며 아름다움이나 관능 또한 예술적인 소재로도 적합한가 봐요.    


<꿈의 소녀상>  김흥수

 

 여인의 누드를 단순한 드로잉으로 표현한 '꿈의 소녀상' 은 언뜻 보면 같은 그림같지만 자세히 보면 표정과  눈빛이 조금씩 달라서 재미있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김흥수 특별전 외에도 청년 작가들의 전시, 제주 한국화의 풍경 <四人畵談>가 진행 중입니다.


오기영의 건식벽화 작품인 세화 바다 연작, 그리고 장지에의 은분화는 전통적인 회화 양식에서 벗어난 또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세화-제주바다> 건식벽화, 오기영


제주현대미술관이 위치한 한경면 저지리 일대는 제주도에서도 곶자왈이 가장 무성하게 우거진 곳이기도 한데요,

주차장에서 미술관 건물까지 걸어가는 사방에도 눈 닿는 곳 어디에나 ‘제주스러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봄비에 벚꽃이 떨어질 무렵에 찾아갔더니 수학여행 온 고교생들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요,

피었다 지는 꽃이든 생로병사를 겪는 인간이든 덧없는 존재이지만 예술과 더불어 아름답다고 할까요.


혼자서 미술관에 찾아가면 고독의 쓴맛이 달콤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약간 즐기는 것 같기도 한 기분을 느낀답니다.     


마침 제주현대미술관 맞은편 공공수장고에서는 폭풍의 화가 변시지의 미디어 아트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시 제목이 <황금빛 고독, 폭풍의 바다 >라니, 혼자서 제주도 미술관 투어를 하는 일상여행자의 심정과 묘하게 닮아있네요.     


제주현대미술관 관람료는 성인 2,000원이며, 이 티켓으로 공공수장고에서 변시지의 미디어 아트, <황금빛 고독> 도 관람할 수 있으니 빠짐없이 챙겨 보세요.  

   

10분짜리 영상이 한 시간에 네 번씩 방영되므로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잘 만든 미디어 아트는 작품 한 점 한 점을 옮겨 다니면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을 주네요.


공공수장고에서 관람할 수 있는 <황금빛 고독> 또한 전반적인 구성과 배경음악이 변시지 화가 그림들의 개성과 정조를 잘 살려서 몰입도가 굉장했어요!



  

봄비 내리는 날 찾아가도 분위기가 그만이었던 제주현대미술관, 다음번에는 화창한 날 찾아와서 저지예술인 마을 한 바퀴 천천히 산책한다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참고로, 조성 당시에만 해도 한라산 중산간의 오지였던 저지리 마을이지만 지금은 인근에 ‘생각하는 정원’과 야생화 전문 전시관 ‘방림원’, 유리 조형예술 테마파크 ‘유리의 성’ 등 많은 관광지가 있으며 영어교육도시나 오설록 제주 티뮤지엄에서도 가깝습니다.     


음식점이나 카페는 저지예술인마을 안에 있는 작은 가게들을 이용해도 좋고요, 특별한 저녁식사를 원한다면 국내최대 방어경매장이 있는 모슬포항까지 가서 방어회나 고등어회 등 자연산 회를 시식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P.S.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에 분양된 필지를 구입하여 정착한 주민의 과반수는 예술인이라고 합니다.

제주현대미술관 바로 근처에 高김흥수 화백이 작업하던 아뜰리에가 있습니다.

이곳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2010년에 문화지구로 지정된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을 포함하여 국내에는 현재 6개 문화지구가 지정돼 운영 중에 있는데요, 서울 인사동(2002년), 서울대학로(2004년), 파주헤이리(2009년), 인천개항장(2010년), 저지문화지구(2010년), 서초문화지구(2018년)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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