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예찬

세상의 모든 아침 그리고 나의 아침

by 나디아

나는 그 흔한(?) 아침형 인간이다.

밤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신체적, 감각적 기능이 떨어지니 당연한 것.

이만 보~삼만 보를 거뜬히 걷는 여행자인 내가 낯선 그 도시에 어둠이 내리면 얼른 숙소로 갈 채비를 한다.

평소에는 길도 잘 찾고 지도도 잘 보면서 어둠이 내리면 기능이 슬슬 떨어지는 것. "집에 가자~ 얼른~"

몇 년 전 상하이 여행이었던가. 황푸강을 건너 푸동지역으로 갔다. 쇼핑몰 구경도 하고 뉴욕 맨해튼 저리 가라 집값을 자랑하는 마천루 불빛아래 거닐다 보니 금세 어둠이 내려앉았다.

분명 밝았을 때는 근처 메트로역 위치가 가늠이 되었는데 어둑해진 저녁 하늘 아래 걷자니 어째 점점 방향이 이상해져 가는 것 아닌가.

"이 쪽 맞아?"

"아 모르겠네. 이상하다."

아니 너까지. 그러나 대책 없는 여행자 둘은 가다 보면 나오겠지 하며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걷는다.

그때 들었던 노래가 이 저녁에 아직도 귀에 맴돈다.

" 길을 걸었지 누군가 곁에 있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알아버렸네

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 걸

나는 혼자 걷고 있던 거지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지네

마음은 얼고 나는 그곳에 서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지

마치 얼어버린 사람처럼

나는 놀라 서 있던 거지

달빛이 숨어 흐느끼고 있네 "

여행지에서의 아침. 커피

반면에 아침이면 생기가 돈다.

어린 시절부터 아침잠이 없었다.

대신 초저녁잠이 많아서 저녁을 먹고 난 즈음이면 꾸벅꾸벅 졸다 단잠에 빠지기 일쑤

체질은 변하지 않았고 나이 드니 더 일찍 눈이 떠진다.

통잠이란 걸 자본적이 없이 두어 시에도 깨고 새벽 4-5시쯤 눈이 떠지면 더 자길 포기하고 일어난다.

겨울을 마중하는 요즘엔 더욱 새벽이 선명하다.

사위가 컴컴한 이른 새벽.

서서히 동이 터오는 푸르스름한 공기가 가득 찬

그 타이밍이 있다. 서늘하게 푸르른 그 낯빛 그리고 차디차지만 명쾌한 그 공기가 감싸는.

물론 나도 늘어지게 늦잠 한번 자고 싶다. 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래서 한때는 아침 10시까지 잤다는 사람, 정오가 되어 일어났다는 사람이 부러웠다.

그러나 그 푸르스름한 공기로 가득한 아침의 충만함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게 요즘은 너무 좋다.

해가 중천에 뜰 때쯤이면 전혀 느낄 수 없는 그 느낌이다.

사위가 고요한 느낌, 그러나 맑고 충만한 기운

그때 듣는 음악

그때 원두를 드르륵 갈며 한두 방울 똑똑.. 커피를 내리는 시간

나의 아침이다.

아침 불빛에 기대어 커피 내리기


하루를 일찍 시작하면 좋은 점 또 하나

하루가 길다. 시간을 도둑맞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된다.

아침 예찬을 시작한 김에 아침운동에 도전해 볼 참이다.

산책 혹은 커뮤니티센터 피트니스 운동하기


해가 지려한다.

마음도 조금 내려앉겠지.

그럼 충만했던 아침 기운을 기억하며 조금 토닥이면 되는 거야.

수고한 나를.. 그리고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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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커피

#아침형인간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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