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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순 Aug 11. 2022

결혼을 결심한 이유

인생의 동반자를 만났다는 건



오늘 글을 쓸 주제는 이전 '결혼할 사람은 첫눈에 알 수 있을까?'와 조금 유사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내가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조금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결혼, '함께'가 편하다는 것



애초에 나는 결혼을 이렇게 빨리 할 생각이 없었다. 물론 28살에 결혼했다는 게 엄청 빠른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늦은 나이도 아니다. 요즘 시대상을 생각하면 조금 이른 나이 정도가 되겠다. 워낙 시대가 바뀌어서일까? 나도 원래 30살은 넘어서 결혼할 생각이었고, 그마저도 적당한 상대가 없다면 굳이 하지 않을 거였다.


요즘 시대에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살아갈 수 있고 결혼은 선택사항이 된 만큼,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애매한 상대와 급하게 결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정말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나는 예상치 못하게 인생의 동반자를 조금 이르게 만나버렸다. 남편과의 연애 초기에는 이렇게 좋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거를 시작하자 같이 있는 게 이렇게 편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남편은 항상 나보다 더 할 정도로 애정표현을 쏟아냈고, 매번 붙어있고 싶어 했다.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던 우리는 어느새 같이 있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결혼을 떠올린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물론 동거를 하고 매일매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갈등도 많이 겪었다. 지금은 생각도 안나는 사소한 이유로 지지고 볶고 싸웠었다. 그 순간만은 서로가 미웠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당장 남남이 되어서 얼굴도 볼 수 없는 사이가 된다는 걸 상상하면 가슴이 쿵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결국 혼자보다 함께가 편해지고, 내 미래에 남편이 없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되자 어른들이 말하는 그 순간이 왔음을 직감했다. 코가 꿴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남편과 결혼을 결심한 이유는 많았다. 남편의 1순위가 항상 나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덕분에 나는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었는데, 확실히 예전보다 자존감이 높아졌음을 느낀다. 물론 가끔 힘든 상황이 닥치면 땅굴을 파고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남편이 나를 끌고 올라와주고는 하니 참 고맙다.


참고로 내 삶의 1순위도 남편이다. 남편은 종종 내 1순위가 우리 집 고양이 봄이라고 툴툴거리지만 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을 거다. (아마도?)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가치관이 비슷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사실 이 부분도 정말 중요한데, 예를 들면 가정과 일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아이를 낳고 싶은지,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기를 원하는지와 같은 가치관 말이다. 이와 같은 질문들에 있어 우리는 항상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덕분에 남편과 말이 통한다고 느꼈고, 그건 결혼을 결심하는 데에 있어 큰 영향을 미쳤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남편이 엄청 대단한 사람이라는 건 아니다.(나한테는 그렇게 느껴지지만)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나는 지금까지 정상이 아닌 사람도 여럿 만나보았기에 이 부분을 꽤나 높게 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세상에 정상이 아닌 사람이 너무 많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걸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남편을 만났을 때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 쭉 나열하고 보니 결국 사람 하나만 보고 결혼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햇병아리 신혼일 뿐이지만 아직까지는 내가 사람 하나 잘 만났다고 느낀다. 그 생각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하루하루 남편과 함께하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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