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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순 Jun 24. 2022

이성 사이에 친구란 존재할까?

남사친과 여사친, 그 고질적인 문제!



남사친과 여사친


최근 깻잎 논쟁을 비롯해 여러 모임에서 화두에 오르고 있는 주제다. 몇 년 전만 해도 이성사이에도 당연히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팽배했고, 이해하지 못하는 애인은 별로라는 분위기였다. 그런 애인은 집착적이며 자신의 인간관계를 망치려 한다고들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갑자기 이성 사이에 친구가 존재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왜일까?




사실 나만해도 '있다'에서 '없다'로 생각이 바뀐 사람 중에 하나이다. 남사친과 만나는 걸 싫어하는 남자 친구가 구속한다고 느꼈고,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그 친구가 남자로 느껴지지도 않았기에 남자 친구가 왜 싫어하는지 몰랐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남자 친구와 헤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고백하는 남사친의 모습을 보고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 내가 이성으로 느끼지 않아도 상대방은 다를 수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은 거다. 그 뒤로 나는 이성 사이에 친구는 없다고 믿는다.


지금 당장이야 서로 마음이 없을 수 있어도, 우리에게 밤과 술이 있는 한 남사친과 여사친이란 언제든 불이 지펴질 수 있는 마른 장작과 같은 존재이다.




결혼하면 사라질 인연들...



이성 사이에 친구가 있을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체감한 계기가 또 있었다. 바로 '결혼'이다.


지금의 남편과 연애하느라 바빠 이성 친구와 많이 멀어지기도 했지만, 결혼까지 하자 그나마 가끔 하던 안부인사도 없어지고 말았다. 딱히 싸운 것도 아니고 미묘한 교류가 있던 것도 아니다. 나이를 이쯤 먹으니 결혼은 안 했어도 애인이니 썸녀니 하면서 다들 옆에 누군가 있었고, 나의 존재가 그들에게 거슬릴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그리고 사실 집에 남편이 있는데 굳이 주말에 남사친과 약속을 잡고 만나서 논다는 것도 좀 웃기게 느껴졌다. 그럴 시간에 남편과 게임을 같이 하거나, 영화를 한 편 더 보는 게 훨씬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남사친과 함께한 시간은 제로를 넘어 마이너스가 되어버릴 것이다. 이런 나에게 이제 남사친과 여사친이란 성립이 되지 않는 단어이다.



언제나 선 지키기,
제일 어려운 것


예전에 이성 사이에 친구가 가능하다고 말하던 사람들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한 게 아닐까? 요즘 바뀐 트렌드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이미 많이들 데어(?) 봐서 남사친과 여사친이라는 단어에 몸서리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성 친구들끼리 아예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반이 여자고 남자인데 어떻게 모두 단절시킬 수 있을까. 단 선은 지켜야 한다. 정말 그 인연이 소중하고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친구의 애인도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행동하면 된다.


만약 선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면 역지사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내 애인이 이성친구와 단 둘이 술 마시는 게 싫다면, 본인도 자신의 이성친구와 단 둘이 술을 안 마시면 된다. 이성친구가 밤마다 애인에게 전화하는 게 싫다면, 본인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만약 이 정도는 괜찮겠다고 생각하고 한 행동을 친구의 애인이 싫어한다면 바로 멈추어야 한다. 무엇이 되었던 상대방의 애인이 싫어하는 행동은 안 하는 게 좋다. 조금이나마 이성 친구와의 인연을 더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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