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큰 경제적 어려움이 없던 시기엔 마음껏 만나러 갈 수 있었다.
멀리서 지켜볼 수도 있었고, 따라 다닐 수도 있었다.
마치 팬클럽 처럼.
하지만 이혼후 근로무능력이 되었고 수급자가 되었다. 경제적 어려움이 생긴 후로는
더이상 돈을 나에게 쓸 수 없었다.
아이는 내가 사주는 옷과 신발, 그리고 이혼후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까 받고 있는 심리상담, 그리고 여러 복지의 도움으로 학습지를 하는 덕분인지 밝고 건강하게 너무 잘 자라는게 느껴진다.
젊었을 적, 내가 벌어 나에게 썼던 꾸밈비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들어가고 있다.
나의 옷은 한벌도 사고 있지 못하고, 그 돈으로 아이의 파마를 해주고 옷한벌, 학용품, 준비물 새 것을 사주는 덕분인지 아이는 밝은 웃음을 찾고 있다.
역시 돈의 힘인가.
난 더이상 여자로서의 삶을 살 수가 없는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난 이상, 이 아이를 위해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난 내 스스로가 쉽게 타인과 넓게 교류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고, 남편만 보고 10년을 살아왔기에
이혼 후 남아있는 사람은 가족뿐이다.
그래도 가족이 큰 도움이 되어 주고 있다.
난 나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한다. 단지 경제적인 능력이 부족할 뿐이다.
아이에게 좀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냥 내가 덜 쓰면 아이에게 옷 한벌 더 해줄수 있으니 만족하고 있다.
나는 이제 마흔, 염색을 하는 일도 포기하고, 옷을 사입는 것도 포기했다.
젊을 적 나는 누구보다 꾸미길 좋아하고 여자답게 사는 것을 좋아했는데.
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이렇게 한 사람의 세계를 바꾸는 일이다.
그렇다고, 꾸밈비를 나를 위해 투자하며 다른 이성을 만나고 싶지도 않다. 나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하지만 꽤 괜찮은 사람이다. 쉽게 배신을 하지 않는 사람이며, 아이를 보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만으로 내게 큰 자존감을 준다. 그래서 아이의 밝은 웃음을 보며 하루하루의 낙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끔은 슬프기도 하다. 경제적으로 좀 더 풍족했다면, 난 여자로서의 삶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이의 밝은 웃음도 지켜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난 꽤 좋은 사람이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아이가 나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고 있음을 생각하면서, 매일매일 공부하고 책을읽고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더이상 나만을 위한 삶은 살고 싶지 않다. 물론 돈이 더 많았다면 더 좋았을테지만, 현실이 허락하지 않으니
좀 더 다른 가치를 향해 걷고 싶다.
코골고 자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예쁘다. 언젠가 엄마의 사랑을 가슴깊이 알아주기를.
이 모습으로는 더이상 그를 따라다닐 수 없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길다면 긴인생, 짧다면 짧은 인생 . 이제 나만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내 아이 . 내가 배아파 낳은 아이를 위해 살아보고 싶다. 좀 더 다른 가치를 위해 살아가보기로 했다. 젊었을 때에 실컷 나를 위해 살아 보지 않았던가. 나이가 들어 아이가 알아주지 않으면 억울할까. 하지만 이것도 내 선택이다. 언젠가 인연이 닿아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내 아이가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말해 주고 싶다. 난 꽤 좋은 사람이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돈만 못벌뿐이라고!! (집안일은 잘해요^^* 내꿈은 현모양처~~ )
만나고 싶은 사람. 더이상 이모습으론 당신을 만나러 갈 수 없네요.
모든게 다 나의 망상 일지라도, 따라다닐 적 행복했어요. 내가 혹시라도 돈이 많이지면 예쁘게 꾸미고 다시 나타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