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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조직에서의 리더

by DJ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종종 더 큰 책임을 맡거나, 전혀 다른 문화와 시스템을 가진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때 발생합니다. 이전 조직에서의 성공 경험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익숙한 기준으로 새 조직을 바라보고, 이전 방식이 옳고 현재 방식은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순간부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조직에 들어온 리더는 무엇보다 다름을 인정하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기존 조직에서의 성과와 경험은 귀중한 자산이지만, 그것을 기준 삼아 새로운 조직을 판단하면 갈등이 생깁니다.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프로세스, 낯선 커뮤니케이션 방식, 이해되지 않는 문화 속에도 그 나름의 맥락과 이유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런 방식이 자리 잡게 된 역사와 배경이 있기 마련입니다. '틀렸다'고 단정짓기보다는 '왜 이런 방식이 존재하게 되었을까'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또한 리더는 사람을 변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마음은 이해됩니다. 그러나 구성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순간, 리더는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어느 조직이든 회사에 깊이 애정을 가진 사람들, 책임감 있게 일해 온 인재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동료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합니다. 기존 구성원의 과거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새로운 가능성과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변화의 시작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이 클수록 리더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는 때로 스스로 모든 것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그러나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소통과 협업입니다. 탁월한 전략도, 훌륭한 비전도 동료의 협조 없이는 실행되기 어렵습니다. 내부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조직 안에서 고립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성과에 대한 조급함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느리게 가는 것이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조직에서 성공하는 리더는, 빠르게 고치려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깊이 관찰하고 경청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방식이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그동안 이 조직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해하려는 사람이 조직을 바꿉니다. 진정한 변화는, ‘다르다’를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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