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보다 먼저 터진 관세폭탄, 트럼프의 거꾸로 전략은 성공할까?
2025.4.5 Writing By KANG DI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기(2017~2021년)는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보호무역주의와 세금 감면 정책이 동시에 추진된 시기였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며 미국 내외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많은 평론가들은 이러한 정책 방향 자체보다, 정책이 집행된 ‘순서’와 ‘타이밍’이 선거 결과에 치명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로 감세→관세→경기둔화→선거 패배로 이어지는 흐름은 트럼프 1기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실패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이러한 경험을 반영하여, 트럼프는 2기 집권을 노리며 완전히 다른 정책 순서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의 무역전쟁과 시장 반응, 그로 인한 정치적 결과를 검토하고, 현재 추진되는 전략의 경제적·정치적 타당성을 분석해 보았다.
트럼프 1기 정책 순서의 전략적 오류
트럼프는 2017년 대규모 감세 정책을 단행하며 임기를 시작했다.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고소득자 감세를 추진하면서 미국 기업과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실제로 S&P 500 지수는 감세 기대감으로 2017년 한 해 동안 약 20% 상승하며 트럼프 경제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반영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이러한 상승 흐름에 급격한 제동을 걸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은 격화되었다. 이는 시장에 불확실성을 불러일으켰고, 특히 2018년 말과 2019년 중반 S&P 500은 각각 -10% 이상 하락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무역충격과 경기 둔화가 ‘선거 시점’과 정확히 맞물렸다는 점이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는 하원을 민주당에 내주며 정치적 제동을 맞았고, 2020년 재선 도전 당시에도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와 맞물려 “경제 성과”라는 무기가 무력화되었다.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점에 이미 감세 카드가 소진되어 있었던 점은, 전략적 관점에서 심각한 타이밍 실패로 평가된다.
Table 1. 트럼프 1기의 정책 순서와 결과 검토
S&P 500은 트럼프 1기 동안 다음과 같이 움직였다.
Table 2. 트럼프 1기 당시 SP500 의 변동
트럼프 2기의 정책 순서 조정 – ‘역전된 타이밍 전략’
이러한 교훈을 반영하듯, 트럼프는 2025년 재집권 도전을 준비하며 정책 카드를 새로운 순서로 배치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1기와 달리 초기부터 관세를 부과하고, 감세 카드는 선거 직전에 아껴두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5년 3월, 그는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며 다시 한 번 글로벌 무역을 흔들었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8.6% 하락했고, 시장 가치는 4조 달러가 증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단기 충격은 의도된 전략일 수 있다. 초기에는 일부 경기 둔화와 시장 불안을 감수하더라도, 감세 정책을 2026년 중간선거 직전에 단행하거나 예고함으로써 시장을 다시 부양하고, 유권자들에게 “경제 회복”의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전략이다. 시장은 실제 정책보다 예고와 기대에 선행 반응하는 속성이 있기에, 타이밍만 잘 조정된다면 감세 정책은 선거 승리에 필요한 심리적·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가능성 시나리오에서 정책 순서를 조정한다면:
경제와 정치의 교차점에서 전략적 타이밍이 갖는 의미
트럼프 1기의 실패는 정책의 옳고 그름보다, 정책을 언제, 어떤 순서로 사용했는가에 있었다. 감세라는 강력한 성장 촉진 카드를 너무 이른 시점에 사용했고, 이어진 무역전쟁은 경기와 시장을 위축시켰으며, 이는 선거 국면에서 정치적 리스크로 작용했다.
반대로 2기 전략은 이 흐름을 역전시키려는 시도다. 초기에는 불확실성을 유도하고 충격을 감수하되, 선거 직전에 경기 회복 국면을 연출함으로써 표심을 잡는 전략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위험한 접근일 수 있으나, 선거라는 명확한 목표 앞에서 경제정책이 정치 전략의 수단으로 변형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결국, 경제정책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내용보다 타이밍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의 전략은 바로 이 점을 반영한 실용주의적 접근이자, 1기 실패의 ‘복기’에서 비롯된 정교한 복수전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