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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가끔 거울을 보렴

by 세상과 마주하기

딸,

가끔 너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보기 바란다.

어른이 되면 매일 화장을 하며 거울을 보겠지만 내 얼굴을 무언가에 가리기 위해서 말고 진정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기 위해서 거울을 보기 바란다.


언제 부터인지는 알수 없지만 얼굴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이더구나. 더더구나 나 자신의 마음이 비쳐질 때면 아주 많이 당황스럽기도 하단다. 아빠가 지치고 아빠의 말에 부드러움이 사라진 날 거울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렇게 나빠보일 수가 없더구나. 마음이 편하고 누구에게든지 웃어주는 날에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천사와도 같지... 마흔이 되어 이제는 아빠의 얼굴을 아빠가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도 화를 내고 있을 때 아빠의 모습은 마치 내가 아닌 것 처럼 느낀단다.


언제나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얼굴에도 주름이 생기고, 없던 흉터가 있고, 더 나이가 들면 반점도 생기겠지.. 하지만 이런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보다, 나이에 맞는 얼굴을 가질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내 마음의 평온함이 얼굴에 나타내게 말이다. 아무리 자신을 속이려는 사람도 얼굴에 그 사람이 살아온 흔적이 남기 마련이거든...


지금의 얼굴에는 자신의 살아온 역사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단다. 만약 지금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에 평온함과 사랑이 없다면 지금 부터라도 만들어 가야 한다. 욕심보다는 배려를, 증오보다는 사랑을 이야기 하는 이였으면 한다.


가끔 힘들어 지거든 거울을 봐라....

가끔 너의 마음에 사랑이 넘쳐 나거든 거울을 보기 바란다.

네가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는지 알게 될테니..


2013년 1월 13일


20020609.jpg 2002 6 9 벌레가 얼굴을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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