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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델 Jan 19. 2024

바다 건너 이사의 모든 것

제주이사 총정리

열 곳이 넘는 곳을 둘러보고 최종 결정한 우리 집.

무더위에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흐르던 8월 중순의 어느 날 이사를 했습니다.


바다 건너 이사하기 (견적, 과정)


육지에서 제주도 이사는 총 이틀 동안 진행됩니다. (제주에서는 서울도 부산도 대구도 대전도 모두 육지) 육지에서 이삿짐 트럭이 배를 타고 제주로 넘어와 다음 날 제주에서 짐을 푸는데요. 태풍과 같이 배가 뜨지 못하는 경우 어떻게 하는지 여쭤보니 그럴 경우 배가 출항하는 날에 맞춰 일정이 연기될 수 있는데 그에 따른 추가금도 없고 보상도 없이 상호 간 면책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쌍둥이 돌 무렵부터 시작해 무려 6년을 살았던 곳이니 만큼 묵은 짐과 잔짐들이 너무너무 많았기에 이사할 집에 옵션으로 냉장고와 에어컨 그리고 소파와 붙박이장 등이 있어서 대형 가전과 가구들을 버리거나 당근으로 처분도 했음에도 트럭 한 대를 꽉 채워야 했어요.

 


육지에서 이사 견적 받을 때와 다르게 제주로의 이사 견적은 미터단위로 받았어요. 그냥 저는 간편하게 미터=톤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일단 6미터가 넘어가면 사람을 한 분 더 불러야 하고 추가금이 훨씬 많이 붙기 때문에 최대한 5미터 견적에 맞춰 짐을 줄이는 게 최대 관건이었죠.


제주이사 견적은 총 4군데에 받았고 T이사, K이사, J이사, S이사 업체에 받아 비교하고 최종 결정했어요. 어디가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보다는 3~4곳에 견적을 받아보고 신뢰가 가는 업체와 계약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무더운 여름의 어느 날 아침 일찍 이삿짐 업체분들이 방문하셨고 하나둘씩 포장되어 나가는 이삿짐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어요. 이곳에서 6년 동안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한 소중했던 나의 공간이었는데다 갑작스러운 제주살이 결정으로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a.k.a 역전세대란) 여러 공인중개사 업체를 돌며 전전긍긍했던 시간까지 더해져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삿짐은 그렇게 제주행 배를 타기 위해 이동했고 저희도 차를 가지고 배를 타고 제주로 가기 위해 목포로 향했어요. 육지에서 타던 차를 탁송하는 방법도 있지만 저희는 육지에서 남은 일도 처리할 것도 있고 해서 직접 배를 타고 제주로 가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 하루 만에 끝나는 육지이사와는 달리 제주 이사는 이틀 동안 진행되는데요. 대부분 제주에 본사를 두고 육지의 업체와 협력을 맺어서 이사를 진행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육지 이사팀과 제주이사팀이 다르기 때문에 트럭을 운전하고 제주로 가시는 기사님을 제외하고는 제주에서 짐을 풀 때 새롭게 다시 말씀드려야 했어요. (아파트->단독주택이다 보니 집구조도 완전히 다름)

포장한 사람과 물건을 푸는 사람이 달랐기 때문에 짐의 위치도 제각각이었고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새롭게 소통해야 하는 것이 조금 번거롭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성격 탓인지 주방살림은 결국 제가 다시 정리해야 했어요. 제주 이사팀 분들이 정말 안 좋은 것은 아니었어요. 나름 더운 날씨에도 짐 옮기시느라 고생을 하시긴 했지만 제 마음에 매우 만족스러운 느낌은 아니었어요.



제주도살이 고려사항


저희의 제주도 보금자리는 제주 동쪽에 위치한 외곽의 정원 딸린 집이었어요. 집 내부도 깔끔했던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넓은 잔디밭과 텃밭이 있어서 저희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집이었죠. 물론 아이들 학교까지는 걸어서 갈 수 없어 제가 매일 등하교를 책임져야 했지만 어차피 제주로 이주를 결심하며 초품아 아파트를 고려했던 것이 아니기에 큰 문제가 되진 않았죠. 특히 아이들 초등학교에서 가까운 해수욕장까지는 약 400미터 정도 거리밖에 되지 않아서 여름에 하교하고 아이들과 언제든지 물놀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이 집에서 마음에 들었던 마지막 한 가지는 바로 태양열 패널이었어요. 넓은 정원 한 구석에 3kw의 가정용 태양열 패널이 있어서 전기세 절약의 혜택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 집을 선택한 것도 있어요. 그리고 그 선택의 아주 최고의 선택이라고 지금까지도 생각해요. 한 달 발전량이 최대 300kw 정도(월 최대, 가장 많이 발전된 달 기준)까지도 가능해서 무더웠던 여름 에어컨을 종일 틀어놔도 전기요금을 거의 내지 않았거든요. 기존 살던 지역 커뮤니티에 에어컨을 종일 틀어놓아 십만 원이 넘게 전기요금을 내야 했다는 글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죠. 물론 겨울에는 발전량이 1/3 수준 이하로 떨어진다는 점.


막상 제주에 와서 살아보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단순히 학교 등하교 문제만이 아니라 다양한 것을 고려해야 했더라고요. 일단 수도권의 도심만큼 병원이 많지 않다는 점이에요. 특히 저희 집 위치가 외곽지역에 있다 보니 더 그렇더라고요. 일단 어느 정도 갖춰진 병원에 가기 위해선 집에서 자차로 40분 이상 가야 한다는 점이 불편했고 그냥 일반 의원급(시골의원) 병원도 차로 15분 정도 가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또 근처에 학원이 없다 보니 사교육을 위해서는 픽드롭을 해야 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고요. 물론 저희는 애초에 이사오며 저학년이기 때문에 사교육 없이 학교 방과 후 수업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이 부분도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죠.


제주시나 서귀포시 등 도심지역에 사는 것이 아니라면 분명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인생에서 긴 시간이 아닌 짧은 시간만이라도 자연친화적으로 살아보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약간의 불편함을 저희는 감수하기로 했고요. 그것은 가족의 성향/기질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상황인 것 같아요.


물론 저희가족은 "대만족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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