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빛을 가르며 다가온,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
벌빛을 가르며 다가온,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
멀리서 들려오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밤바다 위로 번지는 파도 소리와 섞이면서도, 그 규칙적인 울림은 묘하게 날카로웠다.
나는 시선을 돌려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벌빛의 경계 너머,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우리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고, 발걸음마다 모래가 낮게 비명처럼 울렸다.
"아는 사람이야?" 내 물음에 그는 짧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그 표정에는, 모르는 사람을 마주한 놀라움보다 오래 숨겨둔 무언가가 드러날까 하는 경계심이 더 짙게 묻어 있었다.
그 사람은 가로등 불빛 안으로 들어왔다. 낯선 얼굴, 그러나 그 시선은 마치 오래전부터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처럼 똑바로 나를 꿰뚫었다.
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
"드디어 찾았네요."
단 한 문장이었다. 그 말속에는 안도와 다급함, 그리고 알 수 없는 위협이 동시에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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