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서정적 노래

- 자연은 삶의 긴장감을 추스르는 감성촉진제

자연에서 얻는 생동력 

     

현대인들은 시간을 내서 자연과 접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렇게 해서 자연과 자주 ‘대화’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이런 대화에는 경쟁심이나 허영심이 끼여 있지 않다. 단지 고요하고 조용한 감정의 교류만이 있는 가장 행복한 대화가 될 수 있다.  

자연과의 대화는 연인과의 속삭임 같은 포근함을 준다. 그러나 거기에는 자연의 생기 있게 살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삶의 생동력生動力이 된다. 에머슨의 말대로 ‘다정하고 조용한 말은 오히려 힘이 생겨나는 것’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찾아오는 봄날, 언 땅을 밀고 나오는 새싹의 생명력을 보라. 자연의 생기를 들이키며 기지개를 켜는 산새들의 노래를 들어보라. 거기에서 감동이 솟고 순수 감성이 꿈틀 된다. 그래서 날카로운 이성과 사나운 감정을 순화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마음이 우주처럼 드넓어지게 된다. 때로 대자연 속에서 고독하게 되어 생각에 잠기면 또 다른 시야가 열리게 된다.      


느림의 미학의  걸작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삶의 속도를 늦춘 느림의 미학으로 탄생된 걸작품이다. 이탈리아 화가 다 빈치는 생존 시부터 명성이 높았다. 그에게 어느 날 부호인 프란체스코 델 조콘다가 찾아와 작품을 부탁했다. 

“내 아내의 초상화를 그려주십시오. 

1개월이면 되겠습니까?

“안 됩니다.”

“그러면 1년이면 될까요?”

“그것은 내게 맡겨 주시지요.”

다 빈치는 무려 4년이나 걸려 초상화를 완성했다. 그는 작품을 조콘다에게 건네주면서 말했다. 

“이 그림은 아직도 미완성입니다.”

그 그림이 바로《모나리자》다.         

자연 속에 뛰어들었을 때가 인간은 가장 인간다워지게 된다. 이것은 우주의 자장磁場이 알파파7.8Hz에 속해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자연 속에 숨 쉬는 이름 모를 풀 한 포기, 들꽃 하나를 보며  대화를 하거나 사색에 침잠하는 것은 알파파를 체험하는 길이다. 자연과의 대화는 침묵의 언어로 이루어진다. 자연의 나무, 풀, 꽃과  대화하는 습관을 들여 보라. 그렇게 나무 앞에서 침묵하며 동산을 바라보고 하늘을 바라보라.      



자연 속에 담긴 원색 언어  

   

그러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표현되지 않은 언어, 즉 인간이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원색의 언어를 들을 수 있고 읽을 수가 있다. 이를 통해 오묘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자연과의 대화는 구태여 표현할 필요가 없다. 그 말은 일종의 신비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에는 생명으로 꽉 찬, 엄청난 침묵의 언어가 숨겨져 있다. 그것은 인간 세계에서처럼 쉽게 변질되거나 식언食言되거나 하지 않는 변치 않는 영원의 언어다. 


어쨌든 자연을 사랑하고 잠재의식 속에 긍정 가치의 씨를 뿌리면 긍정의 에너지가 생성되게 되어 있다. 그러면 인생의 성공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그 비결을 주위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열정도 생겨나게 된다.    

내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근무할 때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4~5월쯤 되면 매주 수도권과 전주를 오가며 접하는 자연의 신록이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김동환 시인의 가곡 <산 너머 남촌에는>을 읊조리고는 했었던 적이 떠오른다. 일상에 지친 나의 감성을 추스르는 방법이었다.  


그 가사는 언제나 아련한 동심을 불러일으킨다. 어릴 적 강원도에서 보냈던 때의 진한 감성을 자극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아마 지금의 나의 감성은 이미 그때에 씨앗이 뿌려졌다. 지금도 그러겠지만 강원도의 산촌은 늘 잦은 폭설로 뒤덮여 티끌 하나 없는 은색의  장관을 연출하고는 했다. 

그러나 영원히 안 올 것만 같던 봄도 자연의 섭리에는 어쩔 수 없었다. 어느새 살포시 풋풋한 향내와 함께 들녘에 찾아들고는 했다. 그러면 삭막한 겨울에 영영 갇혀있을 것만 같던 대지도 너른 가슴을 헤쳐 온기를 만끽하며 초록꿈을 배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봄에 자연이 용틀임하면 왠지 떠나가는 겨울이 아쉽기도 했다. 


그럼 길었던 겨울의 추억을 마음속에 깊이 묻어두기에 바빴다. 마을 뒷산 골짜기의 냇가를 뒤져 괭이로 두꺼운 얼음장을 깨고 알배기 개구리를 잡던 흥취. 대쪽을 뻐겨 언덕 비탈길에서 미끄럼을 타고, 눈이 한길도 넘는 야산에서 초동樵童이 되어 보던 멋. 초가지붕 머리에 이고 알밤 구워 먹던 동짓달 긴긴밤의 정취 등.           

봄이 되면 먼발치 아지랑이만 보아도 마음에는 꽃이 피어나고, 상큼한 대기만 들이마셔도 배가 부르고 힘이 솟아나게 마련이다. 세상의 일에 쫓긴 사람들은 한 번쯤 이런 옛적의 추억에 빠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면 마음이 투명해지며 생각이 깔끔해진다. 세상의 욕심에 집착된 데에서도 벗어날 수가 있다. 

이는 세파에 절어 얼룩진 감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인간의 마음을 감성적으로 다스리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자연과 교감하거나 자연과 연관된 추억에 침잠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의 뇌파는 안정감을 찾게 되어 긴장감이 치유된다. 정치인이나 사업가들이 생각이 복잡할 때나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될 때 홀연히 자연이나 전원을 찾아 나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앞서 말한 <산 너머 남촌에는>은 한국 현대시에서 최고로 희망을 주는 시로 꼽힌다. 이 시가 노래로 만들어져 미지의 세계에 대한 근원적 인간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곡이 됐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올 즈음 들과 산이 푸릇푸릇해질 때  이 가사를 음미해보라. 그리고 노래를 흥얼거리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음을 느끼게 된다. 한국에 오래 체류해 한국어와 우리 문화에 익숙한 한 외국인 인사는 그 노래를 이렇게 얘기했다.

 "그 노래는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가사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멜로디가 담겨있다."

The song represents a relaxing melody with calming words.


< 1 >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 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대나.   

  

< 2 >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 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 3 >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