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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DaimonCollective Oct 04. 2021

Mirror 02. 녹는-점, 사랑

미술가 박현주


모든 곳에 비춰진 나,
내 안에 비춰지는 모든 것.



인터뷰 시리즈

Mirror


장소는 사람을 담고, 사람은 장소에 의미를 줍니다. 

미러는 인터뷰이가 직접 선택한 장소들을 함께 산책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모습과 말을 담습니다.


전시장 > 집 > 성북천 > 국립현대미술관




얼음이 녹거든 겨울은 흘러간다.

얼음이 녹는 건

애태우는 씨앗 덕분이다.


때가 오면 얼음은 녹지만 사람들 간에 겨울은 여전하다.

겨울을 물리는 씨앗을 만났다.


시작은 어쩌면 작아야할지도 모른다.

작은 씨앗이 방대해지는 이야기에

겨울에 파묻힌 얼음과 사람이

녹아내릴 담대함 꽃피우지 않을까.




첫번째 장소. RAINBOWCUBE 전시장


신진작가들을 발굴하는 '처음의 개인전' 작가로 선정되셨네요. 

의미가 깊을 것 같은데.


여러 군데 공모 지원을 했는데 첫 개인전을 열고 싶었던 곳이 여기에요.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이때까지의 작업이 여러 갈래여서 저조차 정리가 어려웠었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제 작업에 대한 글을 써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죠. 어떤 부분은 버리고 또 다른 부분은 정리해서 첫 개인전을 잘 준비할 수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앞으로 이 이상으로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처음 얼음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고민한 부분이 '자연'이거든요. 혼자 산책하면서 자연을 관찰하면 재미있어요. 자연을 볼 때마다 달라요.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자연과 자연스러움에 대한 명제도 재미있었어요.


‘자연스러움’이 지금 현주씨 전체 작업에서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은데, 왜 ‘자연스러움’에 눈길이 많이 가나요?


그걸 말하려면 종교 얘기가 조금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인간은 살아가면서 사회문제의 방향이나 답을 자연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자연은 정직하잖아요. 인간이 인위적으로 계획했을 때 환경이 오염된다든지... 자연은 늘 우리한테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해요.

신이 자연법칙을 창조했고 그 법칙 안에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기에 그 메시지를 자연이 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연스러움과 자연에 관심을 뒀던 것 같아요. 자연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묵상이죠.


처음에 채식을 하려 한 이유도 공장씩 축산으로 인해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보고, ‘이것이 자연스러운가?’라고 물었을 때,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고기를 먹는 행위에 대해 반대하지 않지만, 공장식 축산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확실하잖아요. 그래서 생각과 작은 행동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던 것들이 실은 그렇지 않음을 발견했어요. 


그런데 비거니즘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면 공격적으로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식물도 감정이 있다’ 뭐 이런 식으로... 이해하려는 질문보다 공격을 위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러한 질문들에 휘말리면 결론적으로 인간은 옷을 입거나 집에서 살면 안 되고, 건물도 짓지 않고 동굴에서 살아야 하고... 이런 결론이 나죠... 하하하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인간의 행위 중에서 무엇이 자연스럽고 자연스럽지 않은지에 대해서.

인간 행위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어떤 것이 가장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하시나요?


자연스러운 행위는 먹고 자는 것?

제일 부자연스러운 행위는 반윤리적인 것. 살인이라든지.

저는 내재된 윤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회적인 것 말고도.


윤리도 인간이 만든 것 아닌가요?


인간이 만든 것은 법이지, 윤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화들 : The Dialogs>

'대화들 : The Dialogs'


"나는 현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에 관심이 많다. 

어떤 한 사건이 일어나면 언론에서 그것이 다루어지게 되고 사람들끼리 그 내용에 대해서 대화로 주고받으면서 점점 본질이나 사건의 진실보다는 내용이 흐릿해지고 변질되는 과정을 거친다.

큰 사건뿐 만 아니라 사적인 작은 대화에서도 대화를 할수록 본질과는 멀어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쓰인 the dialogs를 제목으로 따왔는데, 플라톤의 대화편에서는 본질을 탐구하는 대화였다면 그것과 대립 시켜서 본질이 흐려지는 현대 사회의 소통을 표현하고 싶었다.“




<얼음>

'얼음'


나는 인생이란 성숙을 향한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성장을 향해 자신을 녹여서 새롭게 변화하고 또 얼었다가 녹는 과정을 반복한다.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신을 녹일 준비가 항상 되어있는 사람이 진정한 성숙한 사람이지 않을까?

나의 작업의 재료인 얼음은 우리의 인식이며, 모든 작업 과정이 작품이 된다.


첫 번째, 얼음을 만드는 과정에서 각각 다른 요소가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각자의 인식이 형성되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물과 요소들이 얼어가면서 다른 문화와 차별된 고유한 개인의 인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녹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얼어버린 인식을 녹여서 세상을 바라봐야 하며, 이때 비로소 소통할 수 있고 다양하게 존재하는 개개인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얼음이 녹아서 흔적이 남는 종이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다. 

개개인이 녹아가면서 세상에는 색이 입혀지고 자국이 남는다.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죠?


네. 얼핏 결과물만 봤을 때는 ‘그냥 얼음이 다 하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수치화되어 있지 않지만 스스로 데이터화가 되어 있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이 필요해요.


'자신을 언제나 녹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진정 성숙한 사람이 아닐까?'라는 작업 노트가 있습니다.

또 이것이 곧 현주씨의 인생관이라는 말을 하셨고요.


네. 얼음이 녹아 흔적이 남는 종이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죠.

세상에는 색이 입혀지고 자국이 남으니까요.


현주씨도 세상에 녹아들고 있잖아요. 

세상에 어떤 흔적과 자국으로 남길 원하시나요?


저는 사람들이 스스로 다 빛이라고 생각하는데, 빛이 필요한 곳을 비춰주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예술의 방향도 같은 대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 강한 흔적을 남길까요?
삶을 사랑하는 사람.



진정한 소통이란 자신을 때고 받아들이는 것. 가능성을 계속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쓰셨습니다.

무경계와 생각의 자유를 많이 고민하시는데, 언제 가장 절실하게 고민하시나요?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사소한 대화들이 대부분이고, 자주 보지는 않는 인터넷 기사들을 보자면 다 각자 얘기만 하는 댓글들을 볼 수 있잖아요.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에서 자기 얘기를 하고 있고. 가벼운 유튜브 댓글에서조차 많이 보게 돼요. 다 각자 얘기만 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고 싸우잖아요.  


어떻게 하면 얼음처럼 녹을 수 있을까요? 그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음... 내가 얼음이라고 생각을 했을 때. 스스로를 얼음으로 여기지 않은데 녹을 순 없잖아요. 하하하


근데 얼음이 녹을 때 본인이 얼음인 것을 알까요?

온도에 의해서 녹잖아요.

빛과 온도가 필요한 걸까요 그럼.


사람마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그것에 대한 제 답은 종교인이기에 신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빛과 온도는 서로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고요.


현주씨가 사랑이 너무 없다고 느낀 것처럼 저는 포용이 너무 없다고 느껴요 이 사회에. 

아니, 사회까지 갈 것도 없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포용적인 사람이 정말 드물다고 느껴요. 

그런데 저는 포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깊고 넓은 인생을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아픔까지 포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빛과 온도는 포용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제가 생각하는 그 사랑도 포용할 수 있어야 이해가 이뤄지고, 이해가 있어야 싸우지 않을 테고. 싸움이 없는 상태가 제가 생각하는 천국이에요. 천국이 따로 사후 세계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천국은 갈등이 없는 상태잖아요. 모든 사람이 사랑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이 천국이 아닐까요.





두번째 장소. 집


만들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브랜드인가요?

 

포트폴리오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 포트폴리오를 데이터화하는 것. 정확하게 말하자면 헤드헌팅 서비스입니다. 기업과 예술가, 신진 예술가와 갤러리. 서로가 서로에게 예술가 등단의 문턱을 낮추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요.
‘왜 예술가는 굶어죽어야 하지?’라는 의문을 갖고 그런 브랜드를 찾아갔어요. 제가 실기와 이론, 두 가지를 전공했고, 예술 트렌드 분석에 예리하지 않을까 해서 연구 쪽으로 돕고 있어요.
 
 미술가들이 등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뭘까요? 왜 문턱이 높은가.
 


예술계 자체가 예술을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잖아요. 현대에는 제도를 벗어나 스스로 PR하는 시대이죠. 그런데 PR을 하는 과정에서 예술가들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어떤 공모의 형식과 스타일에 맞춰서 지원을 하는 수동적인 사례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학교 내에서도 그렇고, 보는 사람 입맛에 맞춰서 보여주게 돼요. 나의 예술을 하는 것인데, 다 끼워 맞춰서 얘기를 하게 되죠. 어떤 교수님에게는 이렇게 얘기하고, 또 다른 교수님에게는 이렇게 얘기하고... ‘그렇다면 내 예술은 무엇이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술을 사는 사람, 보는 사람, 갤러리 등 예술계에는 많은 주체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예술이잖아요. 예술이 주체가 되면 안 될까? 이런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어요. 이런 생각과 잘 맞아떨어져서 함께 일하고 있어요. 

 
예술이 주체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술은 아방가르드의 역사의 반복이잖아요. 어디에 속해지지 않으려고, 구속되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 

그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자본으로 구속시키고 그럼 또다시 예술가들은 무언가를 깨부수고.

이렇게 되면 예술 주체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데 이것을 해결하려면 예술의 주체와 책임을 전부 예술가에게 두는 태도가 필요해요. 그러니까 예술가에게 어떠한 요구를 하지 않는 것. 예를 들어 '갤러리 카페'에서 전시가 이루어진다면 카페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고려하기보다는 예술가에게 예술을 전적으로 맡기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예술은 누군가를 위하는 예술은 분명히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와 어떤 것을 변화시키긴 하지만 그것이 의무가 될 수는 없어요. 



입맛에 맞춰서 하는 예술. 

그건 창작자들에게도 영향이 가지만, 그것을 감상하는 이들에게도 손해인 것 같아요. 

날것 그대로 예술가들의 생각을 볼 수 없으니까요.




세번째 장소. 성북천


현주씨를 보면 재밌어요. 

말씀은 굉장히 조곤조곤하신데, 생각은 뚜렷하시면서 실천력도 있으시고.


다들 저를 보고 작은데 생각보다 열정이 넘친다는 말을 해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요.

예술가의 길을 선택한 것도 어디에 속해서 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해왔어요.


어머니에 관한 작품도 하셨었는데, 저는 현주씨와 어머니의 관계가 참 흥미롭게 느껴졌거든요. 

지금 가지고 계신 성향에도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고 보시나요?



엄마는 저에게 학업을 강요하지 않았어요. 흔히 보내는 영어 수학 학원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더 많이 했어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셨다고 할까요.


엄마는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에요.

저를 억압하는 관심보다는 엄마가 스스로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멋있게 느껴졌어요. 지금도 엄마는 꿈이 엄청 많거든요. 책을 엄청 많이 쓰시고 저와 함께 출판사를 하고 싶어 하시거든요. 학당 같은 공간을 만들어서 교육도 하고 카페도 있고 갤러리도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시죠. 정말 열정적이세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사람들이 말해도, 우리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하하. 


엄마와의 추억을 말해주세요.


엄마랑 바다를 보다가 경계가 없음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하늘과 바다는 비슷해 보여도 다르다. 속성으로 보면 같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어떤 날은 또 경계가 확실하다. 그런 것을 보면서 얘기를 하다가... 이 책을 읽어봐하면서 '무경계'라는 책을 추천해주셨어요. 이 책에서 영향을 많았고, 그날의 이야기가 제 인생관과도 딱 맞아 떨어져요.


        

<text>


'Text'

우리 집에는 책이 많다. 공부를 하시는 어머니께서는 모든 부분에서 근검절약을 실천하시지만 책 구입에는 돈을 아끼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어머니가 책을 바라보는 태도에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다.

이 작업은 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은 책을 이용하여 만든 작업이다. 


목탄을 이용하여 화선지에 필사 후 모필로 어머니의 유년 시절을 그렸다.

어머니와 나의 유년시절은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유년 시절의 이미지를 그려나가면서 그 형상은 나를 떠올리게 한다. 어머니와 나의 관계를 책을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고요함 속에서 생각이 정리가 될 때 떨림을 느낀다고 했어요.


명확하게 정리된 건 아닌데요.

그 떨림은 영감 같은 것이에요. 지하철에서 제가 일기를 자주 썼었거든요. 이동하는 시간에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자주 글을 적어요.


혼자 생각을 떠올리려고 할 때, 이것이 나만의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 때, 경험들이 쌓여서 생각들이 그런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느껴질 때, 내적인 희열이 느껴지죠. 그건 내꺼니까.


맞아요. 살아있다는 느낌.

저는 여러 공간을 혼자 다니면서 그 공기를 피부로 느낄 때도 살아있음을 느껴요. 정리되진 않아도, 여러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 때 좋아요. 그것이 정리될 때는 사실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사람들과 얘기할 때인 것 같아요... 혼자 있으면 오히려 더 정리가 되지 않더라고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마구 떠오르기만 하고.

원천을 찾는 과정이 저에게 떨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 많은 생각의 덩어리들의 원천.


어떤 것을 접했을 때, 사람마다 떠오르는 것들이 다를 텐데. 본능적으로 그것을 내 경험에 비추어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요. 연결고리가 나만의 한 맥락으로 만들어질 때, 


그것이 희열이고, 그전 단계가 떨림이죠.





네번째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을 하게 된 계기


어릴 적엔 부정했었고 잘 몰랐는데, 예술에 대해 항상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수학이나 과학처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야들을 항상 좋아했었거든요. 특히 과학을 좋아해서 과학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순수 과학을 연구하고 싶었어요.


예술가이자 과학자이시네요.


저는 그림 그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예술을 하고 싶었어요. 주변에서는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하긴 했는데 스스로는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어설프게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처럼 감각이 없는 사람은 이론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어요.


이론을 공부하다 보니 예술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러다 개념미술을 접하고 재미있어서 개념을 다루게 되었어요. 이데올로기가 생각을 잠식하는 곳이 사회죠. 예술이 기득권의 이권 다툼을 넘어서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시각적인 것보다는 개념을 다루고 싶었어요. 저한테 이런 계기가 된 것이 '코수스'의 작품이에요. 전시실에 실물 의자가 있고, 의자 사진이 걸려 있고, 사전에서 따온 의자의 의미가 글로 적혀 있어요. 실제로 사용 가능한 의자는 하나인데, 세 개이기도 한 것이죠. 


사람마다 생각하는 예술의 의미가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예술이에요. 

그런 예술을 하고 싶어요. 


<하나이면서 셋인 의자> 조셉 코수스, 1965


생각해 보니

정말 어려운 건 따로 있네요.

여러 '나'를 구현하는 것. 사람도 예술로 만들 수 있을까요?




오늘 인터뷰 제목 정해주세요. 
녹는-점, 사랑. 




photographed and written by 

Yu Jin


@hyunzu_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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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술 #작업 #작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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