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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b 하우스 Feb 08. 2024

멈추는 대신, 택시에 올라타야 한다

52세에 시작하는 자기 계획서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찾은 제작툴은 워드프레스였다. 하지만 워드프레스를 사용해 홈페이지를 만드는 업체는 많지 않았다. 워드프레스를 사용하는 업체 마저도 이것을 메인 툴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았다. 전세계 홈페이지의 1/3이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그래서 나는 제작툴을 워드프레스 하나에 한정지 않고 찾기로 했다. 홈페이지를 잘 만드는 업체를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홈페이지 제작업체들이 모두 같은 내용을 홍보를 하고 있어 솔직히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를 정도였다. 나는 그들이 만든 홈페이지의 결과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홈페이지를 싸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홍보하는 곳은 걸렀다. 


나의 홈페이지 준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그러면 나는 그동안의 일들을 조곤조곤 들려주곤 하는데 이젠 나의 건축 홈페이지가 본론에 들어간 것 같다. 지금까지는 혼자 고민하고 준비하던 것을 이젠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하던 것에서 생각의 파이를 키워 좀 더 도전적이고 혁신적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다. 나의 기분은 마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것 같은 흥분이 느껴졌다. 무장을 하고 홈페이지의 중심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나는 많은 홈페이지 제작업체들 중 한곳을 선정해 미팅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건축 홈페이지에 대한 가이드를 만들어 보냈다. 내가 이곳을 선택한데는 한가지 특이점 때문이었다. 업체들마다 비슷한 홍보를 하고 있어 이것의 우열을 가리기도 선택을 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홈페이지를 싸게 만들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다. 모두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싸게 만들지 않겠다는 말이 내 마음과 통한 것 같았다. 내게는 이게 ‘우리는 제값을 받고 제대로 일하겠습니다’로 읽혔기 때문이다. 그러자 욕심으로 채워져 가던 나의 홈페이지에 대한 바램도 다시 초심을 찾은 듯했다. 내가 만들고 싶어하는 건축 홈페이지가 심플한 구성을 하고 있어 이 부분과도 잘 어울려 보였고 스마트폰에 맞춘 반응형의 예시도 구체적이고 좋아 보였다. 


나는 홈페이지를 워드프레스가 아닌 독립형으로 새로 제작하기로 하면서 내가 만든 홈페이지의 초안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닌 좀 더 많은 변화를 주기로 했다. 나는 새로운 심장에 어울리는 그런 특별함을 나의 홈페이지에 담고 싶었다.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홈페이지 제작업체에서 미팅을 마치고 나왔을 땐 퇴근길 정체가 시작되고 있었다. 줄지어 가던 차가 오랜 시간 교차로 위에 멈춰 서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곳의 막힌 차들이 홈페이지로 느껴졌다. 세상에 수많은 홈페이지들 중 과연 나의 홈페이지는 살아남아 내가 원하는 길을 갈 수 있을까? 나는 이것을 질문하고 다짐하기를 반복했다. 잘 할 수 있다고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다짐했다. 


그래꿈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멈추지 말아야 한다택시에 올라타야 한다.


골드만삭스의 회장인 개리 콘(Gary Cohn, 1960년~)의 새로운 이야기는 택시에 합승하면서 시작된다. 인턴으로 증권거래소 일을 한적 있는 그는 월 스트리트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싶어했다. 그는 출장 때 시간을 내 월 스트리트에 갔지만 보안구역을 통과할 수는 없었다. 취업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 누군가를 만나 부탁을 해야 하지만 시작부터 막혀버린 것이다. 그런데 직원 한 명이 보안검색대를 나와 공항으로 가는 것을 보고 기회를 얻는다. 양해를 얻어 그가 타는 택시에 합승하면서 여러 대화를 할 수 있었고 이것을 계기로 면접을 하고 월 스트리트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 일을 시작한다면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 보는 것이다. 일하고 싶은 곳이 월 스트리트라면 그곳으로 가보는 것이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미술관이 있는 곳으로 가보는 것이다. 작가가 되어 전시회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되면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남과 같은 것을 그리거나 흉내 내려 하기 보다 모르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지는데 더 많은 공을 들이게 된다. 이것이 결국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것을 해보게 하고 이것에 집중하게 한다. 


“시작하다 막힐 때는 포기하는 것이 아닌 택시를 타듯 그리고 합승을 하여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에 가보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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